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모바일 빅뱅이 시작된 2010년, ‘카카오톡’이 세상에 나왔다.
무료 문자서비스로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던 카카오톡은 출시 2년만에 모바일 업계의 핵으로 떠올랐다. 이어 2014년 5월 전격적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을 발표해 다시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즐겁게 갑시다!”
그가 다음카카오 직원을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은, 그가 현재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세상을 놀라게 할 뉴스를 계속 쏟아내겠다는 선언이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삼성SDS에 근무한 김 창업자는 당시 유니텔 개발에 한몫을 담당하고 있었다. 정보통신 분야의 대변화를 예감한 그는 한양대 앞에 PC방을 차려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김 창업자는 그곳에서 게임포털 ‘한게임’을 만들었고, 단기간에 1000만 회원을 확보했다. 이어 당시 포털업계 후발주자였던 네이버와 합병, 오늘날 네이버 신화의 초석을 다졌다.
2004년 NHN 단독대표를 역임하고, 2007년 NHN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미국법인 대표였던 그는 그해 8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미 그의 마음속에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결심이 선 상태였다.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그게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그가 인용한 괴테의 말에서는 다시 도전의 바다로 떠나겠다는 뜨거운 결심이 읽혔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 창업자는 모바일서비스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서비스가 ‘카카오톡’이다. 세상을 바꾼 킬러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던 비법을 묻는 말에 그는 “웹에서의 성공경험에 사로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든 지식은 혁신의 훼방꾼”이라고 답했다.
그의 말대로 카카오톡은 웹의 성공방정식이 아니라, 모바일에 최적화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만들어졌다. 김 창업자는 평소 “전문성은 어떤 틀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을 방해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스탠퍼드대 경영학과 교수인 칩 히스가 말한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와 일맥상통한다.
“경쟁자를 신경 쓸 시간에 서비스를 고민하는 게 낫다. 경쟁사에 신경 쓰다보면 서비스가 비슷해지고, 그렇게 되면 카카오와 같은 작은 기업은 돈 많은 기업을 따라갈 수가 없다”며 카카오만의 신화를 만들어낸 김 창업자.
그는 다음과 합병 이후 “네이버가 1등이고 다음이 2등인데 같은 차선을 달리면 어떻게 네이버를 이길 수 있겠나. 새 합병 법인은 차선을 갈아타야 한다”며 다음카카오만의 혁신을 주문했다.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직원을 독려하는 문구는 바뀔지라도 김 창업자의 지향점은 여전히 하나, 혁신과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