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는 게임산업 선구자이자 한국 소프트웨어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재학 시절 컴퓨터 연구회에서 활동하다가 1989년 이찬진 현 드림위즈 대표와 한글 워드프로세서인 ‘아래아한글’을 공동 개발했으며, 한메소프트를 창립해 도스용‘한메타자교사’를 개발했다.
현대전자를 퇴사해 1997년 3월 엔씨소프트를 창업한 그는 이듬해 ‘리니지’를 공개하고 서비스를 개시했다. 18년째인 지금까지 꾸준히 발전해 나가고 있는 리니지는 연 매출이 2500억원에 이르며,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 대표작이다. 리니지는 한국 온라인 게임산업의 새 지평을 연 것은 물론 한국 게임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폭제 중의 하나가 됐다.
“보이저 1호가 지구를 떠난지 38년째다. 원래는 목성 및 토성 탐사가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성간 탐사의 꿈을 안고 나아가고 있다. 이게 우리 ‘리니지’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17년 전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긴 여행을 떠날 거라고 믿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리니지가 17년 째 기나긴 임무를 수행 중이다. 보이저가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 여행에 진입했듯이 리니지도 더 큰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9일 리니지 출시 17주년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가 전한 소감이다.
김 창업자는 ‘몰입적인 도전’을 중요시한다. 계획이나 설계가 아닌 몰입적인 도전만이 결정적 사건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법이며, 계획이나 설계는 통찰 후의 유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무언가를 만든다는 건 장기간의 집중을 필요로 한다. 그건 강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은 도전적 몰입 상태의 지속이다. 열정이 이끄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에 정렬되어 있는 충만한 동기가 진정한 동력이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만 개발했던 김 창업자는 모바일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연동, 구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엔씨소프트만의 고집스러운 장인정신, 즉 대중성과 작품성도 지켜나갈 것임을 분명했다.
김 창업자는 “엔씨소프트는 다른 게임사가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자 한다. 우리의 방향성은 항상 새로운 도전이었다”면서 개발자들에게 “우리는 한길로 가자. 변화된 환경에서 우리가 만들고자한 게임을 개발하자. 새로운 기술을 통해 게임 플레이를 구현하고, 남이 해보지 않은 게임 개발에 도전하자”고 격려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저를 보고 성공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저는 성공하지 않았다. 인생에서는 확실한 성공도, 영원한 실패도 존재하지 않는다 저는 오늘도 성공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기보다 배우고 싶은 열망을 가진 학생으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김 창업자는 학생의 자세로 남은 평생도 게임현장에 머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