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일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진행중인 국회 본회의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하면서, 당내 강경파의 반발에 진통을 겪고 있다.
앞서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심야 회의를 통해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 처리를 위해 필리버스터를 이날 오전 중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이종걸 원내대표는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었으나, 회견 시작 9분 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그는 회견이 연기됐음을 알렸다.
기자회견이 연기된 것은 당내에서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학영 의원도 "힘이 없어 쓰러질 때 쓰러지더라도 이렇게 그만둘 수는 없다"며 "생각과 말까지 억압하는 법을 만들어 장기집권을 꿈꾸는 세력에게 무참히 짓밟힐 수는 없다"며 이 원내대표가 직을 걸고 버틸 것을 요구했다.
첫 무제한 토론자로 나선 김광진 의원도 "150시간을 이 법이 문제 있다고 국민들께 이야기 드렸는데 도대체 뭐라고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 것인지…"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상당수 의원은 공직선거법 처리가 지연되면 총선이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또 비대위가 필리버스터를 계속 이어가기 힘들다는 의견도 고수하고 있어 결정이 번복되긴 어려워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8시 의원총회를 소집해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의원들의 양해를 구할 예정이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있으니까 일정 부분은 반영하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연기한 것"이라면서도 "의총을 통해 결과가 뒤집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총은 어떤 것을 결정하는 의총이 있고, 결정된 사항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향후 어떻게 하겠다는 절차를 정하는 의총이 있다"며 "오늘 의총은 양해를 구하는 그런 의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