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감사를 통해 밝혀내지 못한 의혹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도시철도 1·2호선 스크린도어 사업 전반에 대해 특별 감사를 벌였다. 스크린도어 사업의 안전성 확보가 미흡하고, 시공사가 일괄 하도급으로 부당 이익을 챙긴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번 감사는 사업 전반에 대한 검증과 확인 절차를 거친 뒤 확인된 내용과 관련된 법령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질의·회신 및 고문 변호사의 법률 자문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철도공사 측은 사업참가 의사를 밝힌 4개 업체에서 역사별(1호선 27곳, 2호선 22곳) 견적을 받은 뒤 최저 견적가를 토대로 7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확정했다. 그 뒤 지난해 5월 이를 토대로 조달청에 스크린도어 사업 발주를 의뢰했다.
사업 규모가 큰 까닭에 조달청에서 사업비 산정 근거로 삼은 세부 설계내역서 등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자체적으로 세부 설계내역서를 마련하는 대신 대학 부설연구소에 원가계산 용역을 의뢰했고, 이 과정에서 확보한 스크린도어 구조체 도면(5장)과 구조체 이외 도면(4장) 등을 조달청에 제출했다.
시 관계자는 "철도공사가 조달청에 낸 구조체 도면 등은 1·2호선 공사와 관계없다"며 "공사 측이 조달청에 발주를 의뢰하기 전 시 감사관실에 계약심사를 요청하지 않아 잘못한 부분을 바로잡지 못했다. 이 역시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철도공사는 승강장 스크린도어 설치공사에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에 '금속 구조물·창호 공사업'으로 분류했음에도 이 공사를 '물품 구매'로 잘못 발주했다.
스크린도어 공사를 따낸 현대로템과 현대엘리베이터는 발주처인 철도공사의 승인 없이 불법 하도급 계약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로템은 대구지하철 2호선 22개역 스크린도어 공사를 233억7000여만원에 계약한 뒤 지난해 말 2차 시공업체에 일괄 하도급을 주고 56억원을 챙기려 했다.
대구지하철 1호선 27개역 스크린도어 공사를 285억4000여만원에 낙찰받은 현대엘리베이터는 '자기상표부착제품 표준하도급 기본계약서'를 이용해 2개 업체와 하도급계약을 했다.
시는 업체 2곳이 건설산업기본법과 지방계약법시행령을 어겼다고 판단해 과징금 또는 영업정지,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 조치를 할 방침이다.
스크린도어 설치공사는 관련법상 발주처 승인 없이 하도급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경배 대구시 감사관은 "원가계산 과정, 불법하도급 과정에 임직원 및 관계자 등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