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간 짓 그만하라" 與, 피켓시위·기자회견…野 필리버스터 중단압박

2016-02-2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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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지도부 및 최고위원들이 2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규탄하는 침묵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새누리당]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테러방지법 처리를 반대하는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사흘째 이어지자, 25일 여당은 피켓시위와 반박 기자회견으로 맞불을 놨다.
 
당초 반대 토론으로 필리버스터에 참여하려다 철회한 여당으로선, 어떻게든 야당을 압박하고자 택한 결정으로 보인다. 또한 필리버스터로 인해 야당에 우호적으로 형성된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의도도 깔려있다.
 
이날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와 최고위원들은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북한은 청와대 타격 협박하는데 테러방지법도 못 만드는 국회', '우리 정부는 못 믿고 북한은 철썩같이 믿는 더불어민주당은 어느 나라 정당입니까"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세로로 세워진 피켓에는 '국회 마비 40시간째'라는 문구가 모래시계 그림과 함께 적혀있었다.
 
침묵시위를 벌인 직후 원유철 원내대표는 김정훈 정책위의장,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정보위원회의 주호영 위원장, 이철우 간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에서 주장한 데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원 원내대표는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국정원이 전국민의 휴대폰과 계좌를 이 잡듯이 뒤져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괴담까지 유포하고 있는데, 이것은 분명 명백히 잘못된 내용"이라며 "테러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통신감청, 금융거래정보 확인은 사법부의 통제를 받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 제기하는 권한남용, 인권침해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대테러센터를 국무총리실에 설치하자던 야당 안을 수용한 것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거의 없는 통 큰 양보"라고도 표현했다. 이어 "국정원이 정보수집권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5중 안전장치를 튼튼히 마련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더민주당은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국회를 마비시키고 본회의장을 선거 운동장으로 전락시키면서 몇시간 버티기 기록갱신이나 하고 있으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상정된 테러방지법안에 대해 야당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의 의견서를 제시한 데 대해, 새누리당은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협) 의견서로 맞섰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민변 의견서는 편향된 시각에서 작성된 의견서"라며 "대한변협에선 검토의견에 대해 전부 찬성한다고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중앙)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의 테러방지법 반대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맨 왼쪽부터 문정림 원내대변인,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원 원내대표, 주호영 정보위원장, 이철우 정보위 간사. [사진제공=새누리당]


다소 거친 표현도 나왔다. 
김 의장은 "민생과 직결된 법안을 상정해 처리해야 할 본회의장에서 누가누가 오래 버티나, 누가누가 기록을 갱신하나 경쟁하고 서로 오래했다고 부둥켜 안고 울고 있다"면서 "이게 정신나간 짓이 아니고 뭔가"라고 비난했다.
 
 
조원진 원내수석은 "전혀 사실이 아닌데 공개적으로 텔레비전 중계를 통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아예 "광우병 때와 같은 느낌이 든다"고 일갈했다.
 
특히 그는 "발언하는 사람의 이력을 보면 국가보안법 위반, 좌파시민단체 소속"이라며 "경제살리기 법안, 노동법은 안 된다고 주장하는 야당의 강경진보좌파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필리버스터 의원들이) 대한민국 안전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력을 두고 있는 것인지, 자기 자신이 속해 있었던 진보좌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인지 국민들이 판단해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조 수석은 더민주 소속의 이석현 국회 부의장을 향해 "국회법을 무시하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데 이 문제와 연관이 있다'라는 황당무계한 말을 본회의장에서 국회 부의장이 할 수 있나"라며 "기억해 두겠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은수미 더민주 의원 발언 당시 조 수석은 의제와 어긋난다며 발언을 중지할 것을 의장에게 요청했지만, 이 부의장은 거부했다. 

그러나 당장 새누리당이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키기 위한 뾰족한 수는 없는 상태다.

재적의원 3/5(176명)의 서명을 받아 종료요구를 할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 수석은 "(의석 수 상)가능하지 않다"면서 "야당이 이미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에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다 접고 복귀하면 되는 것이고, 그 또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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