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삼라마이더스(SM) 그룹 품에 안길 예정인 SPP조선해양이 인수합병(M&A)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하게 됐다.
24일 SPP조선해양에 따르면, SPP조선 채권단(수출입은행, 우리은행, 무역보험공사, 서울보증보험)이 지난 19일 SPP조선의 인수합병(M&A)전에라도 수익이 나는 선박에 대해 신규수주를 허용한다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SPP조선은 중단된 신규 수주영업을 재개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했으며, 과거 미국 경제재제로 중단됐던 이란 선주(IRISL)와의 계약이행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SPP조선 근로자위원회는 “뒤늦은 결정이지만, 채권단의 전향적인 입장변화를 환영한다”며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전개해 SPP조선 살리기 운동의 성과이며, 계속기업으로서 SPP조선에 대한 채권단의 신뢰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이어 “나아가 M&A의 실질적인 성공을 위해 인수자가 조선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M&A 이후에도 RG 발급에 적극적이고 계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SPP조선 근로자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SPP조선의 매각 성공은 SPP조선 근로자들과 지역사회의 안위를 위한 관심사만은 아니다. 경쟁력있는 조선소를 회생시켜 한국조선산업 구조조정의 모범적 선례를 창출하는 과정”이라며 “또 채권단측에서는 지난 수년간의 은행관리노력에 대한 성과를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간 채권단과 SM그룹은 RG발급을 두고 이견차를 보여왔다. 채권단은 SM그룹이 조선소를 인수하는 만큼 RG발급도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입장이었다. 채권단의 요구대로라면 SM그룹은 RG발급을 위해 수천억원의 담보를 제공해야 되는 상황이라 사실상 매각을 거부하는 조건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주채권단인 우리은행의 입장 변화로 파국은 면하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우리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로 SM그룹을 선택했지만, 이는 주채권단인 우리은행과의 합의일뿐 나머지 채권단의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10일~15영업일 이내에 SM그룹과 MOU(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2개월에서 4개월동안 SM그룹에 대한 정밀실사에 돌입하게 된다. 이후 실사 내용을 바탕으로 본계약에 돌입하는데 최종 조건을 놓고 채권금융기관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은행은 30척 RG를 모두 떠안는데 있어 난색을 표시중인 만큼 나머지 채권단들과 이를 분산 부담하는데 있어 잡음이 우려됐다.
특히 우리은행과 수출입은행간의 미묘한 갈등이 걸림돌 중 하나로 꼽혀왔다. 수은은 우리은행이 사천공장을 매각해 채권을 회수한 뒤 주채권은행 자격을 자신들에게 넘기고 채권단에서 빠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10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직전 사천공장을 담보로 SPP조선에 약 700억원을 대출해준 바 있다. 우리은행은 사천공장을 매각할 경우 들어오는 자금을 1순위로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중인 상황이다.
수은은 우리은행이 채권단에서 빠질 경우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중인 자신들이 주채권은행으로 남게되며 수익성이 없는 통영과 고성조선소만 끌어안게 돼 부담만 증가된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SPP조선은 일부 채권은행의 돌발행동으로 공중분해될 처지에 놓였었다”면서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인 RG발급을 두고 채권단이 서로 합의에 나선 만큼 빠른 매각 및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