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머니무브' 시작...은행권 전투태세

2016-02-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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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박선미·홍성환·문지훈 기자 = 계좌이동제 확대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이 맞물리면서 금융권에 '머니무브(자금대이동)'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ISA는 증권사와의 경쟁까지 더해지는 만큼 시중은행들은 고객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사전마케팅 및 전문인력 정비에 주력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도 투자일임형 ISA 출시가 가능해지면서 태스크포스(TF)팀 강화 등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신탁부가 관리하는 신탁형과 달리 투자일임형 TF를 별도로 구성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신탁형 ISA TF와 별도의 투자일임형 ISA TF를 구성했다.

자산운용 전문성을 갖춘 인력 정비에도 한창이다. 증권사와 달리 일임형 관련 상품을 운용해본 적이 없는 데다 투자일임형 ISA가 기존 신탁형에 비해 뒤늦게 확정됐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투자일임형 ISA TF팀장은 "은행보다 앞서 유사한 상품을 운영해 온 증권사와의 경쟁에서도 밀리면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증권사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일임형 ISA 출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증권사 인력 4명을 채용해 해당 상품 운영 및 포트폴리오 구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들은 자산관리 역량이 ISA 경쟁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고액 자산가 중심이던 자산관리가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넒어지는 상황인 데다 은행마다 관련 역량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일임형 ISA에서 은행별 역량 평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6일부터 실시되는 3단계 계좌이동제 역시 은행간 주고객 확보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그동안 제한적인 서비스로 계좌이동제 효과가 미미했지만, 이용 창구가 확대되면서 800조원에 달하는 자동이체 자금의 대이동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7월 1단계로 페이인포 사이트에서 자동납부 계좌의 조회·해지 서비스가 시작됐고, 10월부터는 2단계 자동납부 변경 서비스가 가능해진 바 있다.

이번 3단계부터는 각 은행 지점과 인터넷뱅킹에서도 자동이체 계좌 변경이 가능해진다. 또 기존에는 카드·보험·교통요금 등 업체에 내는 자동납부에 대해서만 조회·해지·변경이 가능했지만 앞으로 적금, 펀드, 회비, 월세 등 자동송금 정보도 변경할 수 있다.

인터넷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층도 은행 지점에서 계좌이동을 신청할 수 있고, 변경 대상 정보도 확대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계좌이동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특히 은행 점포에서 주거래계좌 변경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시중 은행들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창구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은행들은 타업종과 제휴 등을 통해  '집토끼(기존고객)' 지키기에도 한창이다. 그 예가 한국SC은행과 삼성카드의 경우다. 양 사는 최근 제휴카드 발급과 판매망 공유, 공동마케팅 추진 등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맺었다. SC은행-삼성 제휴카드를 오는 4월 중순까지 출시해 전국 250여개 SC은행 점포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저축은행과 연계영업에 나선 사례도 있다. 우리은행은 저축은행업계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영업망을 키우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ISA 출시에 계좌이동제까지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업권에 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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