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이 원청업체인 풀무원 사업장에서 차량공격, 기사폭행, 돌 투척 등 업무방해를 하는 행위는 헌법이 보호하는 집회 및 시위의 한계를 넘어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와 장기간 끌어온 사태가 마무리 될 지 주목된다.
법원은 지입차주들에게 풀무원 7개 사업장의 업무를 방해하지 말라는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입차주들은 앞으로 충북 음성 엑소후레쉬물류 등 풀무원 사업장 7곳에서 △차량 흔들기, 매달리기, 경광봉·죽창·장대 등을 이용한 차량가격 행위 △기사에게 유형력을 가하는 등의 폭력행위 △차량 등의 외부 도색 및 유리창 파손 행위 등을 할 수 없게 됐다.
이같은 법원의 명령을 어길 경우 지입차주에게는 각자 1일당 100만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업무방해 금지가처분소송에서 법원이 인용결정과 함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엑소후레쉬물류의 위탁업체인 대원냉동운수 등 5개 운수사와 지입계약을 맺고 용역트럭(5t, 11t)을 운행하고 있는 지입차주들은 사측에 차량 '도색유지 서약서' 폐기를 주장하며 음성 사업장과 서울 수서 풀무원 본사, 유통매장 등에서 5개월 넘게 시위와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6차례의 집회 과정에서 대형 트럭을 동원해 음성 물류사업장 등 정문을 수시로 봉쇄하고, 차량 통행을 막아 배송이 시급한 신선식품의 물류흐름을 방해하는 등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막아왔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입차주들은 엑소후레쉬물류가 지난해 1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화물연대 측이 제시한 최초 원안을 100% 수용해 운송료를 8% 인상하는 등 근로조건을 개선했음에도 여전히 '20년 동안 운송료를 동결했다'는 식의 허위선전으로 회사를 매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풀무원은 지난 연말 대표 명의의 ‘업무복귀 호소문’을 통해 지입차주들이 향후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그동안 차량 공격으로 인한 파손 수리비 등 최소한의 직접 피해 비용을 피해자인 동료 기사, 운수업체에 변상한다면 언제든지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업무복귀를 호소해왔다.
이에 파업에 참여했던 지입차주 41명 가운데 10명이 사측이 약속한 요구 조건을 합리적인 선에서 수용하고 업무에 복귀해 현재 정상적으로 운송 업무를 하고 있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풀무원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은 차량 65대 파손 수리비, 운송거부로 인한 용차비와 물량 손실비 등 총 26억원이 넘는다.
권영길 엑소후레쉬물류 본부장은 “이번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그동안 화물연대가 자행해온 물류방해, 차량파손, 동료기사 폭행을 포함한 심각한 폭력이 범죄행위에 준하는 불법행위라는 것을 명확히 반증하는 것”이라며 “지입차주분들이 이제라도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서 업무에 정상적으로 복귀하기를 거듭 부탁 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 관계자는 "법원이 금지한 운행 방해 등의 폭력행위는 없었다"며 "현재하는 집회·시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