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서울 마포갑은 야권 우세지역으로 통한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험지'라는 단어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서울 내 격전지 중 하나인 마포갑에서는 3선 고지를 노리는 현역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험지'에 도전장을 낸 새누리당의 안대희 전 대법관이 빅매치를 벌일 전망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안 전 대법관과 마포갑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이 경쟁을 벌이고 있어 내부 경선부터 관심이 뜨겁다.
안 전 대법관이 출마를 선언하자 노 의원은 "서울 마포는 대대로 당의 대표와 국회부의장, 서울시장 등 걸출한 야당인물들을 배출한 정치 1번지"라면서 "마포 하늘이 높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안 전 대법관의 경우, 당초 부산 해운대구에 출마하려다 당의 권유로 출마 지역구를 옮긴 케이스다. 마포와의 인연은 숭문중학교를 다녔다는 것이 전부다. 당에선 유명세를 빌려 지지기반이 약한 '험지'에서 당선을 노려보자는 취지다. 안 전 대법관을 최고위원에 임명한 것도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사실상 전략공천' 시비가 붙은 이유다.
정작 지역 여론은 이 같은 새누리당의 전략이 잘 먹혀들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연합뉴스와 KBS가 지난 11~13일 마포갑의 만 19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5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코리아리서치,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4.4% 포인트) 결과, 노 의원이 안 전 대법관과 맞붙는 경우 40.7%의 지지율로 안 전 대법관(30.5%)을 10.2%포인트나 앞섰다.
더군다나 노 의원과 강 전 의원 간 가상 대결에서는 강 전 의원이 34.6%와 노 의원(35.3%)을 오차범위 내에서 따라붙었다. 당이 전략적으로 지역구를 골라준 안 전 대법관보다 오히려 기존의 지역 후보인 강 전 의원이 더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새누리당 후보 간 지지를 묻는 조사에는 강 전 의원이 29.8%로 안 전 대법관(25.3%)을 눌렀다. 지역구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노 의원으로서는 새누리당 경선 결과를 주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강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48.05%의 지지를 얻으며 노 의원(45.38%)을 꺾은 전력이 있다. 강 전 의원은 아주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 전 대법관의 험지 출마는 명분이 없다는 것을 마포 주민들이 '표'로써 얘기하는 것과 같다"면서 "마포를 '험지'라고 꼽은 데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크다"고 전했다.
한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