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최고금리 개정안 통과 임박, 저축은행과 대부업권 타격 불가피

2016-02-17 17:46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대부업 최고금리를 연 27.9%로 하향 조정하는 대부업 개정안이 오는 18일 국회 정무위 통과를 앞둔 가운데 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주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과 대부업권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0%대 후반에서 30%중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연 34.9%의 기존 대부업 최고금리를 27.9%로 낮추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되면 실질적인 어려움이 직면한다는 점이다. 대부업 최고금리를 규정한 조항은 지난해 말 일몰된 이후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바람에 올해 초부터 50여일 간 입법 공백 상태를 유지해왔다.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 공시자료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들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0% 후반대에 몰려있다. 올해 1월 기준으로 △SBI 28.58% △OK 28.17% △웰컴 26.52% 등이다. 지난해 여당과 금융위원회는 당초 최고금리 개정안으로 29.9%를 제시했지만 25%를 주장하는 야당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1월 여야 정무위 간사가 27.9%로 잠정합의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솔직히 원안인 29.9%까지는 저축은행업권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었지만 27.9%로 내려가면서 상황이 달라진다"며 "대부분 저축은행들의 대출금리가 개정안 근처에 걸려 있어 법이 통과되면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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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렇다고 해서 법안 통과 후 최고금리를 다 받을 순 없는 노릇"이라며 "저축은행업권에서는 대외적 이미지를 고려해 20% 초중반대로 대출금리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업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부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주요 업체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아프로파이낸셜대부 32.6% △산와대부 34.9% △미즈사랑 34.5%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2년 최고금리 제한이 생긴 이후 평균 신용 대출금리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부업체들은 5~7%포인트까지 대출금리를 내려야 한다.

이재선 대부협회 사무국장은 "개정안인 27.9%를 맞추기 위해선 적어도 원가를 23~24%까지 낮춰야 하는데 소수 대형업체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들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살아남은 업체들도 대출을 줄이거나 심사를 강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법안이 통과되면 우선 시행에 따른 회사별 영업전략을 점검해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정무위는 오는 18일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열고 대부업 최고금리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관계자는 "아직 협상 중이지만 개별 합의를 끝낸 대부업법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은 다른 법안들에 비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신 대부업 최고금리 제한에 대한 소급적용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야당 관계자 역시 "4월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국회인 이번 회기에 민생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합의된 부분에 대해 적극 협조하면서 소급적용도 주장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19대 국회는 4월 총선 이전까지 임시회를 소집하면 언제든 법안 통과가 가능하다. 하지만 당장 다음달부터 내부 공천 경쟁을 앞두고 있어 이번 국회가 사실상 마지막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기본적으로 서민경제를 위해 대부업 최고금리는 인하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며 "업체들도 차입과 영업 등에서 기존 방식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대부업체들이 지자체에서 당국으로 등록이 이관된 만큼 제도권 금융기관에 걸맞게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