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7일 ‘중국은 동북지역 군사 배치를 강화해 한반도에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해 이 같이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에 '체제붕괴' 등과 같은 격앙된 발언을 내놓으며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미국이 한반도에 핵 잠수함, 핵 항모, 전략폭격기 등 군사 배치를 늘리면서 북한에 대한 '외과수술식' 군사타격을 가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사설은 지적했다. 이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반도에 긴장 국면이 높아지고 군사출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도 군사 배치를 늘려야 한다는 것.
사설은 중국은 북핵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은 우리 만의 노력과 의지로 되지 않는다며 중국 역시 한반도의 최악의 시나리오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한국에 대해서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이 (중국의) 권고를 듣지 않고 사드를 배치한다면 중국은 동북아 지역에 침투력이 강한 강력한 미사일을 배치하고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최고 수준의 전략적 밀착방어를 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다 까놓고 솔직히 말해서 사드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 생각하며, 미국의 한반도 인근 다른 군사배치도 대부분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사설은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에 대응해 중국은 군비를 늘리고, 전략미사일 연구개발과 배치에 박차를 가하고, 고도 미사일을 늘려 전방위로 대응, 중국의 억지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설은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과 한국이 공동으로 북한에 대해 '외과수술식' 타격을 가한다면 북한이 반격할 가능성이 높으며, 북한·한국·미국 모두 대가를 치를 것이라 전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38선을 넘어 북한에 대해 전면적 군사행동을 취한다면 중국이 군사적으로 간여할 리스크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사설은 애초에 6자회담이 결렬된 것은 북한과 미국 모두 책임이 있지만, 한반도 문제 해결 열쇠를 진 미국이 책임이 더 컸다고도 비난했다. 북핵 위기를 질질 끌고 있는 것도 동북아를 장악하려는 미국이 중국의 굴기를 막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사설은 중국이 동북아 방향으로 군사배치를 강화해 빠른 대응능력 키워 각국이 경거망동하기 전에 좀더 냉정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16일 환구시보 인터넷사이트에서 중국인 누리꾼 1700여명을 대상으로 한미 양국이 무력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47%가 그렇다, 나머지 53%가 아니다며 팽팽하게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