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음력설) 연휴를 맞아 5일간 휴장했던 중국 증시가 다행히 급락을 피했다.
춘제 연휴기간 글로벌 증시가 거세게 요동치고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2일 아시아 증시의 '검은 금요일'이 연출되면서 중국 증시 개장 후 폭락 우려도 커졌었다. 여기다 1월 수출입 지표가 기대를 밑도는 등 악재가 겹쳤지만 위안화 가치 절상이 급락세를 저지했다.
거래열기는 주춤했다. 이날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거래량은 각각 1293억2100만 위안, 1996억6500만 위안으로 3000억 위안을 조금 웃도는 저조한 수준에 그쳤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격)가 15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월 중국 수출은 위안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이는 3.6% 증가라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이다. 수입은 낙폭을 한층 키우며 내수 위축도 심각함을 보여줬다. 1월 중국 수입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14.4%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성장률이 25년래 최저치인 6.9%에 머물고 중국 수출입 등 거시지표도 시장기대를 계속 밑돌면서 중국 경착륙 우려도 한층 증폭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일 중국 증시가 폭락하지 않은 것은 통화당국인 인민은행의 발빠른 대처 덕분이었다. 위안화 강세라는 강력한 '방패'를 내세운 것이 제대로 먹혔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0196위안 내린 6.5118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를 0.3%포인트 가량 절상시킨 것이다. 이 조치를 시장이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상 의지가 견고하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이면서 이날 역내외 외환시장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6.5위안이 무너지며 초강세를 보였다.
이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가 전날 "중국 경제 펀더멘털에 이상이 없어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지속해야 할 이유가 없다"라고 발언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외에 인민은행이 증시 개장 전 100억 위안(약 1조9000억원) 규모의 7일물 역 환매조건부채권(RP)을 발행해 시장에 유동성을 주입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중국 증시의 안정세 지속 여부는 미지수다. 국제유가 하락, 미국 금리정책 변화, 글로벌 경기 둔화 등 글로벌 경제 변동성이 커졌고 중국 경기 둔화세도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3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 개최 기대감, 향후 위안화 환율 동향과 18일 공개되는 1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 등이 이번주 중국 증시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