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민사3부(오재성 부장판사)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재단법인 한국찬송가공회에 2억원을 요구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찬송가공회는 9천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법원은 찬송가공회의 찬송가집 출판을 허락한 기독교 계열 출판사 6곳도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찬송가공회와 함께 배상하게 했다.
법원과 기독교계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독교계는 교단에 따라 서로 다른 찬송가집을 사용해 혼란이 있었다.
이에 기독교 9개 교단은 '하나의 찬송가'를 실현하고자 1981년 찬송가공회를 설립했다.
비법인인 찬송가공회는 2008년 세금을 줄이고 재정운영을 투명하게 한다는 목적으로 법인화를 추진해 재단법인 설립인가를 받았다.
찬송가공회는 이후 6개 기독교계열 출판사와 21세기 찬송가집을 출판하는 계약을 했다.
문제는 기독교계 교단들이 찬송가공회 법인화를 두고 찬·반 진영으로 갈리면서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찬송가의 작사·작곡자 중 법인화에 반대한 이들이 "비법인 찬송가공회가 찬송가를 사용하도록 권리를 양도했을 뿐, 재단법인 찬송가공회에는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을 대리한 음저협이 2013년 "찬송가공회가 법인화 이후 18곡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고, 찬송가공회는 "법인화할 때 저작권을 모두 승계했다"며 맞섰다.
2년 넘게 사건을 검토해 온 법원은 2008년 찬송가공회 법인화 과정에서 생산된 문서를 분석해 18곡 중 10곡은 찬송가공회가 법인화 과정에서 저작권을 승계했지만 8곡은 저작권을 이어받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찬송가공회는 찬송가 사용료를 내라는 음저협의 요청에 2012년에는 '분할해 내겠다', 2013년에는 '재정이 어려워 지급을 보류한다'고 응답한 사실이 있어 일부 채무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