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김 전무는 어젯밤을 사무실에서 뜬 눈으로 보냈다. 대기업 시절부터 오랜 기간 거래하던 중국 바이어와 연락이 되지 않아서다. 전화도 팩스도 이메일도 불통이다. 거래를 시작한 이래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바이어 공장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바이어를 한국으로 수 차례 초청하며 소위 '꽌시'도 돈독하다고 자평할 수 있을 만큼 믿음직한 바이어였다. 김 전무 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의 근심도 깊어간다. 혹시나, 혹시나... 바이어가 도산했거나 야반도주라도 했다면 이미 선적한 수출대금을 받지 못할까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걱정을 무색케 할 참 다행한 일이 생겼다. 김 전무는 미처 몰랐지만 실무자가 무역보험에 가입해 놓은 덕에 무역보험공사로부터 수출대금 전액을 보험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전무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 이야기는 최근 인터넷에 연재중인 유명 웹툰의 일부분이다. 하지만 내게는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현실로 절절하게 다가온다.
대개 우리 수출기업으로부터 물품을 수입한 중국 바이어는 물품을 중국 내 다른 업체에 판매하고, 이 최종 매입업체는 다시 물품을 중국 내수시장에 내다팔게 된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기 침체에 따라 최종 매입업체가 자금을 적시에 회수하지 못하게 되자 최종 매입업체가 중국 바이어에게, 중국 바이어가 우리 수출기업에게 연쇄적으로 자금을 결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 전년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9%를 기록해 7% 달성에 실패했고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최근 6개월 이상 50미만을 기록하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수출의 4분의1 이상을 차지하는 대(對) 중국 수출은 금년 1월에는 전년 동기대비 21.5%나 감소하며 중국 시장 진출의 여건이 결코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중국 시장이 결코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통화, 조세, 재정 등 모든 정책으로 경제를 개혁하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바와 같이 향후 5년간 GDP가 최소 6.5%씩 성장하면 한국 GDP의 50~60%정도의 신규 시장이 생기는 효과가 있다고 할 만큼 중국 시장은 우리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다.
또한 작년 말 한중FTA가 발효되면서 수입액 기준 44%의 한국산 상품의 관세가 없어졌고, 1월말부터는 추가 관세인하 조치로 중국 시장 진출 기회가 더 넓어졌다. 중산층 비중이 늘고 있는 중국 서부지역 2~3선 도시를 적극 개척하고, 한류 열풍에 따른 화장품, 패션의류 등 소비재 수출을 확대한다면 중국 내수시장은 충분히 공략 가능하다.
위기는 기회를 동반해서 온다고 했던가. 우리 수출기업들이 중국의 경기둔화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한다면 전망은 여전히 밝다. 도전에서 생기는 리스크는 무역보험공사에 맡기시라. 무역보험이라는 든든한 안전벨트를 꼭 매시길 당부드리며 중국인들이 새해에 가장 선호하는 인사말로 새해 인사를 대신하고자 한다.
“꽁시파차이”(恭喜发财, 돈 많이 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