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증시전망] 반전 기대는 아직 일러

2016-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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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코스피가 1월효과는커녕 좀처럼 뚜렷한 반등 국면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1900선을 전후로 한 좁은 박스권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유가 급락에 따른 충격에다 중국 증시의 폭락으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 탄력을 잃었다. 설 연휴 이후에도 이런 흐름에 큰 반전을 가져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단기적인 코스피 예상범위를 1870에서 1950선 사이로 제시하고 있다.

코스피는 연초 1961.31에 거래를 시작했다가 중국발 쇼크로 급락하면서 1900선을 번번이 넘나들었다. 통상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오른다는 1월 효과도 올해에는 비껴갔다.

외국인은 신흥국에서 돈을 연일 빼내가고 있고, 개인도 여기에 최근 가세했다. 새해 들어 외국인은 3조원어치에 육박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중국 증시는 새해 첫날 도입했던 서킷브레이커가 악재로 작용해 급락했고, 연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3500선에서 출발했지만, 2500선마저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 하락에 따른 불안감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유가는 배럴당 26달러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은 증산을 결정하는 등 단기적으로 감산 합의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 완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더불어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경제전망치 하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1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3.4%로 낮췄고, 한국은행도 국내 예상치를 3.2%에서 3.0%로 내렸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의 단기 변동성 확대에 따라 수출에 큰 영향을 받는 시가총액 상위주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2015년 4분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57원이었으나, 1월에는 1203원까지 뛰었다.

백찬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악세에 따른 주요 기관의 전망치 하향 수정은 글로벌 리스크 우려를 부각시켜 국내 증시에 조정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에서의 상승 재료도 찾아 보기 힘든 상황이다. 기업들의 4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하회하고 있다. 대신증권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상장사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0% 하회하고 있고, 순이익도 31.6% 떨어졌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잠정치로, 발표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컨센서스를 적용했다"며 "4분기 전체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줄 것"이라고 말했다.

5개 분기 만에 이익 규모가 줄어드는 것으로, 코스피 반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엔화에 대한 추세적 강세 전환은 대형주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출경합도가 높은 일본 엔화의 완만한 절상 기조는 장기 박스권에 있는 국내 증시의 체질 변화에 있어 기대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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