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막고 입 막은 면세점 정책에 뿔난 노조원들 거리로 나섰다

2016-02-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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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노조, 여의도서 대규모 결의 대회 개최

고용불안·국가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현 면세사업권 질타

[지난 1월 11일 롯데면세점 노동조합 문근숙 위원장 등 노조원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고용불안과 국가경쟁력을 악화시키는 면세사업권 박탈에 따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롯데면세점 노동조합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귀 막고 입 막은 국회와 정부의 면세점 정책을 보다 못한 근로자들이 직접 움직임에 나섰다.

롯데면세점 노동조합 문근숙 위원장과 노조원 등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고용불안과 국가경쟁력을 악화시키는 면세사업권 박탈에 따른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현 면세점 정책의 불합리성을 질타했다.
지난 1월 국회의사당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한 달 만에 다시 열린 이 날 규탄 결의대회에는 당초 예상보다 많은 150여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11월 면세 특허 수성에 실패한 롯데면세점 롯데월드타워점 근무 직원과 소공점과 인천공항점 직원 등 노조원 이외에도 협력사 직원까지 휴가 등을 내고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문근숙 위원장이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세계 1위 면세산업이 정부의 졸속행정 밀실야합과 국회 법 개정 실수로 국가경쟁력은 급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며 “면세산업과 관광여행산업 노동자의 고용불안이 심각한 상태에 빠져들었다”고 지적하고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는 해결책 제시를, 국회에는 신속한 관련 법 개정을 촉구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최근 국제 유통 전문지인 무디리포트가 보도했던 내용을 예로 들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세계적인 면세사업자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행운이라고 판단했는데, 이번에 대한민국 정부가 자기 발에 총을 쏘았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경쟁력 있고 잘하고 있는 면세산업을 좀 더 경쟁력을 갖추고,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면세산업을 괴사시키는 황당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면세점 사업권 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줄어들어 직원들이 실업(失業) 위기에 처한 것에 대해 “일부 인기영합적인 주장과 생각이 결국 많은 실업자를 낳고, 직원들의 고용을 불안하게 하며 삶의 터전을 빼앗아 버리는 결과를 가져 온다”며 “면세점 사업의 지속성이 떨어지고 신규 사업자 교체 때 대량 해고와 실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경고를 했음에도 졸속으로 통과됐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 박근혜식 창조경제 해법을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조속한 시일 내에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참가자들은 “면세산업과 여행·관광·쇼핑산업의 지속가능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며, 고용불안을 제거하여 면세산업 서비스 질적 개선을 통해 외국인이 다시 찾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핵심 역할을 하자는 것“이라며 ”5년 한시법 대못은 반드시 뽑아낼 것이며, 롯데월드타워점 사업권 박탈로 인해 단 한 명의 고용불안도 발생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현재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에는 130명의 면세점 소속 직원 이외에 브랜드 업체 직원 등 총 1300여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임시 특허를 통해 최장 6월 31일까지만이라는 시한부 통보를 받은 상태다.

때문에 비록 롯데면세점 소속 직원들은 고용 승계를 약속받았지만 새 영업장으로 직장을 옮기는 등 기존의 생활권은 포기해야 할 입장에 처했다.

롯데면세점 노조 김금주 부위원장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신규로 면세점을 내는 두산이나 신세계에서 직원을 뽑고 있지만 많은 직원들이 면세점 파워나 근무 여건 등으로 인해 이직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게다가 5년마다 반복되는 현 면세점 특허 갱신 정책으로 고용 안정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특히 지난 1월 기자회견 이후 일부 네티즌들이 자신들을 어용노조 아니냐고 오해한 것과 관련해 롯데나 근로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은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면세점 특허 갱신 과정에서 지적됐던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면세점에서 일하는 수천명의 근로자들과는 무관한 일인데도 정부와 국회가 이상한 잣대를 들이댔다”면서 “면세 기업들이 한시적으로 5년 동안에 매출을 올리려고 하다 보니 가운데 아아파크면세점은 오후 9시 30분까지 이미 영업시간을 늘렸고 두산은 밤 12시까지 영업을 하겠고 밝히는 등 갈수록 근무조건이 악화되는 결과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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