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녀 조카 성폭행해 집유 받고 또 범행…징역 10년

2016-02-0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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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재혼녀의 조카를 성폭행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30대 남성이 수차례 똑같은 범행을 저질러 임신까지 시켰다가 끝내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이효두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간음) 혐의로 기소된 오모(39)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오씨는 10년간 개인정보 공개·고지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120시간 이수 명령도 함께 선고받았다.
피해자 A(18)양은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해 이모 B(45·여)씨와 외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A양이 12세 되던 2010년 6월, B씨와 교제하던 오씨는 A양에게 첫 번째 성폭행을 저질렀다.
사실을 알게 된 B씨와 외할머니는 "조용히 덮자"며 A양에게 합의서를 쓰게 했고, 이 때문에 오씨는 그해
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오씨는 석방 직후 B씨와 결혼했고, 5년이 지나자 고등학생이 된 A양에게 다시 손을 뻗치기 시작했다.

작년 3월6일 오후 5시께 오씨는 다 같이 외식을 하자며 B씨와 함께 A양 하굣길에 마중을 나갔다.

오씨는 A양 가방을 집에 두고 가자며 차를 자택으로 돌렸고, A양이 집에 올라가자 화장실이 급하다며 뒤따라 가서는 A양을 성폭행했다.

A양은 3∼4월 총 네 차례 오씨에게 겁탈을 당했다.

A양의 이모 B씨는 오씨에게 경제적으로 완전히 의존하고 있었다. A양과 B씨는 이 사실 때문에 신고를 망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4월 말 5년 만에 다시 경찰서를 찾아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8월에는 임신 사실을 알게 돼 낙태수술도 받았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4월30일 오씨와 B씨는 형사 처벌과 결혼 생활 파탄이 두려운 나머지 B씨의 언니와 함께 농약 2병을 구매해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로 향했다.

다음날 새벽 셋은 차 안에서 농약을 나눠 마셨다. 하지만 A양이 전날 "이모 부부가 자살을 하러 나간 것 같다"고 신고한 덕에 이들은 고속도로 순찰대에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오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B씨도 아무 상관없는 언니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할 뻔한 혐의(자살방조)로 기소됐다.

선고기일 전날인 지난달 28일 피해자 A양은 법원에 돌연 "이모 부부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했다.

A양의 변호인은 "A양이 6년 전처럼 B씨와 외할머니에게 또 합의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법원 관계자는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합의서를 참작 요인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2세에 불과했던 피해자를 성폭행했다가 처벌을 받았음에도 또다시 네 차례나 범행을 저질러 임신에 이르게 했다"면서 "피해자가 엄청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받았음에도 피고인은 참회하는 태도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B씨에게는 "남편의 범행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언니의 자살을 방조한 죄는 가볍지 않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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