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일대에 이미 확산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BBC 인도네시아 등 현지 언론이 1월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견됐다. 이 환자는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늦어도 지난해 초 인도네시아 내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헤라와티 수도요 부소장은 "뎅기열 음성 반응을 보인 103개의 혈액 샘플 가운데 1개에서 지카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시료는 지난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 사이에 채취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한 지난해 초부터 이 지역에 지카 바이러스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중남미 내 지카 바이러스 확산 사태 이전에 이미 인도네시아에 지카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연구소 측은 이 연구 결과를 인도네시아 보건부에 통보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근 공개한 전 세계 지카 바이러스 분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와 함께 과거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던 국가로 분류돼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돌고 있다면 중남미 23개국에 확산한 이 바이러스가 동남아나 아시아 전체로 퍼졌거나 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카 바이러스의 매개체인 이집트 숲모기가 동남아 지역에 서식하고 있고 뎅기열에 걸리게 하는 아시아산 흰줄숲모기도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동남아는 역시 모기를 매개로 하는 뎅기열이 기승을 부리는 등 열대성 전염병에 취약한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