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회생(법정관리) 및 파산 신청을 한 기업 중 광주와 전남·북에 사업장을 둔 업체는 110여 곳에 달한다.
증감폭에 차이는 있지만 2006년 통합도산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을 마련해 법정관리제도가 도입된 이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2014년은 회생 및 파산 신청 기업 수가 122곳이었다.
광주ㆍ전남권 파산기업 중에는 포스코 계열사도 이름을 올렸다.
전남 화순에 소재한 골프장인 무등산컨트리클럽이 지난달 31일 광주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무등산CC는 2008년 개장해 27홀 150만㎡ 규모로, 회원제로 운영 중이다. 무등산CC를 운영하는 동광레저개발은 골프장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지만 내장객 수가 줄어 경영난이 심화됐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광주지방법원과 전주지방법원에 접수된 법인 회생 신청은 모두 92건이다. 같은 기간 두 지방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은 21건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난해 회생 및 파산 신청이 크게 증가한 것은 어려워진 경제 상황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계경기 침체로 수출이 부진한 데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조선과 철강 중소협력업체들이 대거 문을 닫았다. 여기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내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골프, 보석 등 고급·사치품 업체들의 도산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함께 위안화 절하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면에서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도산하는 기업이 늘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올해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가능한 기업들도 법정관리를 택할 수밖에 없어 법원으로 가는 기업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법원 파산부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아니라 법원이 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할 경우 구조조정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대체적으로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특히 조선과 철강 관련업체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한 기업들 상황이 빠른 시일 내 좋아지긴 어려울 것이고 자금사정도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비롯해 전국 14개 법원에 회생 및 파산 신청을 한 기업도 1500곳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6년 통합도산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을 마련해 법정관리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