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이소현 기자= 자동차 및 반도체 등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업체들이 작년 4·4분기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직격탄을 받은 현대차는 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고, SK하이닉스는 제품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이익이 50% 넘게 줄었다.
◆현대차, 작년 車 많이 팔고 적게 벌어
26일 현대차는 연결 재무제표 잠정실적 기준으로 작년 4분기 영업이익 1조515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2%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5.1% 증가한 24조7648억원을 거뒀다.
연간 기준으론 차 판매량과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보였지만 수익성 둔화로 영업이익은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한 차 판매량은 총 496만30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46대 판매량이 늘었고, 매출액은 3.0% 증가한 91조958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한 6조357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5%포인트 하락한 6.9%를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한층 심화됐을 뿐만 아니라 해외 생산공장이 있는 신흥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작년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측은 올해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각지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고,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저유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도 상승하고 있는 만큼 전사적인 수익 개선 활동을 통해 실적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고급차 및 SUV 차종의 판매 지역을 확대하고 공급을 증대해 제품 판매 믹스 개선 및 수익성 향상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영업익 1조클럽 달성 좌절
SK하이닉스 역시 작년 매출액 8조788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4분기 들어 실적 규모가 줄며 영업이익은 8분기 연속 '1조 클럽' 달성에 실패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988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1% 줄었다. 전분기 대비 29% 감소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작년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4분기에 들어서 1조원에 약 100억원 못 미치는 이익을 냈다.
4분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역시 하락세를 나타냈다. 매출액은 4조41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14%, 전분기에 비해 10%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87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전분기 대비 17%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매출이 감소한 이유에 대해 D램과 낸드 제품의 수요 둔화 및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은(PC D램 DDR3 4Gb 단품 가격 기준)은 작년 말 평균 1.72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14% 빠졌다. 1년 전에 비해선 가격이 52% 하락했다.
낸드플래시(64Gb MLC 기준) 가격 역시 작년 말 평균 2.1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전에 비해 7.49%, 1년 전에 비해 23.91% 빠졌다.
이에 지난 8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사업 부문의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추정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 상승세도 5분기 만에 꺾였다.
SK하이닉스 고위관계자는 "메모리 시장은 올해 1분기에도 계절적 비수기 진입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할 것"이라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은 있겠지만 현재 계획으로는 올해 하반기 10나노대 후반의 D램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LG전자는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3490억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약 35% 감소한 1조 1923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