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성장 위기 ‘제조업 新르네상스’로 돌파해야

2016-01-2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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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한국 경제가 저성장 탈출을 위한 해법 찾기로 분주하다. 수출과 대내수요 부진 등으로 올해 정부가 제시한 3%대 성장목표도 불투명해진 한국 경제의 위기가 더욱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성장 위기의 최대 요인은 수출 부진이다. 수출 부진의 일차적 원인은 글로벌 경기 침체나, 근본적인 문제는 제조업 경쟁력의 저하에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창조경제를 통한 신산업 발굴과 서비스산업 육성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다. 저성장 위기 극복 방안을 제조업 혁신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제조업 혁신은 걸음마 단계다. 일본, 중국과의 역학관계를 통해 도출된 한국 제조업의 현주소는 일본의 가격과 중국의 기술력에도 치이는 '샌드백' 신세로 비유된다.

여기에 제조업 르네상스(부활)의 선두주자인 선진국들은 제조업 혁신을 본격화하고 있고, 후발주자인 개발도상국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기술력으로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 전세계 '제조업 빅뱅'...혁신만이 살길

20~21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리는 '2016 다보스포럼'은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새로운 생산방식의 혁명을 이끌어내는 '4차 산업혁명'이 주제다. 제조업 혁신이 본격화된 전세계의 흐름을 대변한다. 

미국은 첨단 제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지난 2011년부터 '첨단제조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다. 올해 예산만 6억800만 달러에 달한다. 또 해외로 나간 제조 공장을 다시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을 추진하며 제조업 부활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은 지난 2012년부터 '인더스트리 4.0'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전통 제조업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생산효율 극대화에 나섰다.

중국은 지난해 '중국 제조 2025'를 가동하고, 차세대 제조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 플러스(+) 전략을 통해 전통 제조업에 IT를 접목시킨 제조업 혁신을 추진 중이다.

인도는 '메이크인 인디아'로, 대만은 '생산력 4.0프로젝트'로 제조업 육성책을 가동하며 투자환경과 제조업 기반을 조성하는 데 나서고 있다.

특히 주도적으로 제조업 혁신에 나서는 해외 기업의 행보는 고무적이다. 기업의 제조업 혁신 키워드는 '디지털화'다.

미국 GE는 한때 금융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지만, 최근 제조업으로 다시 돌아왔다. GE는 디지털산업 기업(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제조업에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포하고, 산업용 IoT 기술 개발을 통해 제조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독일 지멘스도 2007년 소프트웨어 기업 UGS 인수를 시작으로, 2012년에만 5개 회사를 인수하는 등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과 IoT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 = 신화사]


◆ 한 발 뒤쳐진 한국 제조업 혁신...지금이 '골든타임'

한국 제조업 경쟁력은 조금씩 뒤쳐지고 있다. 딜로이트 글로벌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 경쟁력은 지난해 중국, 미국, 독일, 일본에 이은 세계 5위였다. 2020년에는 인도에게도 밀려 6위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 2014년부터 제조업과 ICT를 융합해 생산성과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신산업 창출을 앞당기는 '제조업 혁신 3.0전략'을 수립, 2020년까지 1만개의 스마트 공장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명확한 전략과 정부의 구체적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아 여전히 제조업 혁신에 있어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신산업의 시장진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규제개혁이 이뤄져야 하며 기술확보형 연구개발(R&D)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수요지향 R&D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기업은 GE나 지멘스 등의 사례를 교훈삼아 과감한 인수합병(M&A)과 사업 재편 등을 추진하고,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곽창호 포스코경영연구원장은 "한국도 저성장의 돌파구를 제조혁신에서 찾아야만 한다"면서 "우리 기업의 행보가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현재의 제조 경쟁력에 IT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결합하면 미래 제조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것이 가능한 만큼, 지금부터라도 디지털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 혁신을 이끌어내는 데 정부의 선도적 역할은 필수"라며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대폭 정비하고,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등의 구체적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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