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하 발목 잡는 밴 수수료

2016-0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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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밴사와 대형가맹점간 암묵적으로 이어져온 밴 리베이트는 수수료율 인하를 가로막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한국 신용카드 시장에만 존재하는 밴 사업자는 1980년대 중반 한국정보통신(KICC)이 카드결제 단말기를 보급하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후 경제성장과 더불어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면서 규모를 키웠다. 1990년대 들어 신규 사업자들의 진출로 현재는 16개 밴사가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신용카드 시장이 성장하는데 밴 사업자가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리베이트'라는 치명적인 단점도 만들어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이는 신용카드 시장이 커지면서 동종업계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가맹점 확보를 위해 리베이트가 점점 고개를 든 것이다. 이는 1990년대 들어 관행으로 굳어져 밴사들이 신용카드사로부터 수익으로 거둬들이는 밴수수료의 10~20%에 지나지 않던 리베이트 금액은 계속 불어나 현재는 70~8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리베이트 규모가 커지다보니 밴사들은 밴수수료가 터무니없이 높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수익 감소를 우려해 밴수수료 인하에 주저하고 있다. 이는 결국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등을 내리는데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고질적인 문제가 계속되자 금융당국은 가맹점이 밴사의 리베이트를 받을 수 없도록 금지하는 범위와 카드 무서명거래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리베이트 금지 가맹점을 현재 연매출액 1000억원 이상 가맹점에서 10억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가맹점이 리베이트 금지 가맹점에 포함된다.

리베이트 금지 가맹점 규모가 확대되면 밴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정부는 5만원 이하 소액 결제 시 무서명 거래를 하는 것도 카드사 통지만으로 가능토록 확대를 추진 중이다. 현재는 무서명 거래를 할 경우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별도 계약이 필요하다. 밴사들은 현재 카드 서명 시 필요한 서명패드 등을 설치·관리하고 있고 이 비용은 밴 수수료에 포함되는데 이 업무를 줄이면 밴사들의 업무도 그만큼 줄어든다. 이 또한 밴수수료 인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인 셈이다.

그러나 밴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가 지난달 금융당국에 1800여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무서명 거래로 수익 감소를 우려하는 밴업계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어 즉각적인 시행은 쉽지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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