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도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 예상치가 7.5%에서 7.3%로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7.8%, 7.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예전 전망치보다 각각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제조업 생산량이 감소함에 따라 인도의 지난해 11월 산업생산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10월 이후 4년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산업생산 성장률도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에 그쳤다.
인도 증시의 센섹스 지수는 연초부터 12일까지 8거래일 동안 5.5%의 하락세를 보이며 24,682.03으로 떨어졌다.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5년 한 해 동안 센섹스 지수의 총 하락폭은 5.6%였다.
무역과 제조업 관련 지표들도 저조했다. 인도의 수출은 지난해 11월까지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해 4월부터 11월 사이 수출은 1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산업생산지수(IIP)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66.6을 보이며 전년 동월 대비 3.2%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폭을 보인 것은 201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인도의 경제지표가 추락하는 데는 중국발 경기 둔화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을 신흥국의 대표주자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중국 관련 악재가 나올 때마다 신흥국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만 인도 증시에서 해외 자금 2억815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루피화 가치와 국채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인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3일 7.77%로 올라 지난해 12월21일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금리가 8.5%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 내부의 정치적 갈등도 경제 위기에 한 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소속된 인도국민당(BJP)은 하원 의석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상원 내 의석수는 18%에 불과해 경제개혁 법안이 상원의 문턱을 번번이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