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일 '날고뛰는' 드론‧전기차 시장...설 곳 좁아진 한국

2016-01-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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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ES 2016'에서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 제조업체 DJI가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한국 경제의 꺼져버린 성장엔진을 재가동시키기 위해 정부가 올해 첨단 신(新)산업 육성을 위한 잰걸음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하늘의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드론과 '에너지 혁명'을 선도하는 전기차 산업은 한국이 집중적으로 키워야할 대표적 신산업으로 주목된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은 이미 관련 산업에서 '퀀텀 점프(대약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상업용 드론 시장에 진입조차 못했고, 전기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성장이 더디다.
14일 국토교통부는 올해 신산업 발굴을 위해 핵심규제를 철폐한 '규제 프리존'을 도입키로 하는 등 신산업 육성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격전지가 돼 버린 시장에서 한국이 발을 넓히기 위해서는 기술력 확대를 기반으로, 법제정비와 추가 규제완화 등 강력한 촉진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중국 우세, 미·일 약진...'저공비행' 중인 한국

국내 드론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2023년 14조원 규모로 성장할 드론 시장은 현재 미국과 중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상업용 민간 드론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한 중국의 성장세가 단연 눈에 띈다. 최근 열린 '2016 CES' 참가업체의 80%가 중국 기업이다. 중국내 드론업체는 400개에 달한다. 대표적인 드론 업체인 DJI가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군사용 드론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한 미국도 산업용 드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아마존과 월마트,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무인 드론 택배 상용화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일본은 드론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며 상용화를 위해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드론규제를 혁파하고, 모든 물류를 드론으로 배달하는 '드론택배전략특구'를 지정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드론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없고, 주무기관이 산재됐다고 지적한다.

규제 탓에 드론의 상업화가 더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행 항공법상 드론은 서울 도심과 휴전선 인근, 비행장, 인구 밀집지역 등을 제외한 장소에서 주간에 고도 150m 이하, 조종자의 가시권내에서 날릴 수 있다. 이용분야도 사진촬영, 농약과 비료 살포, 측량과 탐사, 산림과 공원 관측에 한정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규제 수위가 다른 국가에 비해 강해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착시효과'일 뿐"이라며 "한국은 선진국과 동동한 수준의 제한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드론산업협회 관계자도 "미국은 등록제로의 전환 움직임에 있고, 벌금수위도 강해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규제가 심한 것은 아니다"라며 "단 한국은 남북이 분단돼 일반 시민의 촬영 및 비행허가가 까다롭고, 주무부처도 일원화되지 않아 규제가 크다고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주무부처 단일화 및 드론 규제의 실용적 개선 움직임이 효과로 나타날 경우, 드론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 임이슬 기자]


◆ 질주하는 미중일 전기차...'규제'에 제동걸린 한국

2016년은 전기차 시대의 막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전기차 보급대수를 2020년 20만대까지 늘리고, 관련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불합리한 규제와 관련 정부부처의 엇박자 행보에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 전기차 시장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도 정부자금 및 인프라지원, 기업의 기술개발이 맞물리며 빠르게 힘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등으로 공동개발을 진행하며 차세대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 정부의 지원에도 전기차 보급 속도가 더디다. 전기차 이니셔티브(EVI)의 '2015년 세계 전기차 보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미국은 점유율 39%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일본과 중국이 각각 16%와 12%로 2위와 3위다. 반면 한국은 세계 보급대수의 0.45%에 불과했다. 

비싼 가격과 불편함 등도 문제지만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가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저속 전기차의 경우, 시속 60km 미만의 도로에서만 달릴 수 있다. 또 통일되지 못하고 부처별로 산재된 정부의 전기차 지원사업은 규제 아닌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나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기차나 친환경차 개발·보급을 단일부처가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의 3개 부처로 나눠있다.

업계 전문가는 "전기차 개발 및 보급 등 정부 부처간 시너지 효과가 부족하다"며 "전기차 산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후속 대책을 적시에 마련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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