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도 실적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반도체 사업 부문은 4분기엔 삼성전자 전체 실적 하락에 결정타를 날렸다.
특히 D램 가격 하락이 반도체 사업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점이다.
◆"가전·스마트폰 사업 선방…문제는 반도체"
당초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6조 중반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발표한 잠정실적은 이를 10% 가까이 하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분기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은 반도체 D램 가격 하락"이라면서 "3분기 환율 영향으로 반도체 실적이 좋았지만 4분기엔 환율 영향이 없어졌고, 중국 업체의 공급 과잉으로 D램 가격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에서 반도체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패널 매출 비중 11% 등을 더해 부품(DS) 부문에서 거둬들이는 매출 비중은 총 27%다.
전년 대비 DS 부문 매출 비중은 2.5%포인트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많이 올라온 상태"라면서 "이제는 스마트폰 보다는 부품 사업이 중심이 되는 기업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4분기 부품 시장 자체가 비수기에 접어들었고, 특히 반도체 D램 가격이 급락해 부품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은(PC D램 DDR3 4Gb 단품 가격 기준)은 작년 말 평균 1.72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14% 빠졌다. 1년 전에 비해선 가격이 52% 하락했다.
낸드플래시(64Gb MLC 기준) 가격 역시 작년 말 평균 2.1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전에 비해 7.49%, 1년 전에 비해 23.91% 빠졌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램 수요 60%는 PC 및 스마트폰 부문인데 4분기 글로벌 IT 시장 수요가 좋지 않았다"면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도 빠졌지만 TV 쪽에서 이를 만회해 실적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E 쪽은 4분기 계정적인 성수기라 전 분기 보다 실적이 나았다"면서 "IM부문도 나름 선방했다"고 밝혔다.
◆1분기 실적 전망 '먹구름'…추정 영업익 5조원대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5조원 후반대로 추정되고 있다. 5분기 만에 꺾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상승세는 1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1분기 5조880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작년 1분기에 비해 2% 하락한 수준으로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3분기 만에 6조원대의 이익규모가 깨지는 것이다.
1분기 매출액은 48조3187억원, 순이익은 4조61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이 추정치를 밑돈만큼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4분기 부품 사업이 비수기에 접어들었다면 1분기까지 비수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뿐 아니라 1분기에는 LCD 패널 가격 하락이 이어져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작년 4분기 TV 성수기로 CE사업부의 실적이 잘 나왔다면 1분기에는 성수기 효과가 사그라지고, TV 신제품 공백기에 들어선다.
또 IM부문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정체기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돼 삼성전자 사업 전반에 걸쳐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주영돈 현대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는 IT 시장이 비수기로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면서 "메모리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IM부문에선 애플 및 중국 업체에 치여 실적 개선 요소가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