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연말결산] MBC '그녀는 예뻤다'가 살린 드라마·'묵은맛, 신선한 맛'이 합쳐진 예능

2015-12-3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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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제공]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 ‘킬미 힐미’의 상반기·‘그녀는 예뻤다’의 하반기

2015년 MBC드라마의 시작은 KBS ‘비밀’에서 호흡을 맞춘 지성과 황정음 콤비가 열었다. 이들이 열연한 수목 드라마 ‘킬미, 힐미’는 현빈·한지민 주연의 SBS ‘하이드 지킬, 나’와 동 시간대에 방송되고 ‘정신 분열’이라는 비슷한 소재를 가져 상대적 열세가 예측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킬미, 힐미’는 극 중반을 넘기며 베일에 싸여져 있던 주인공들의 숨겨진 과거가 드러나기 시작하며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 지성의 1인 7인격 연기가 빛을 발하고 황정음이 뒤를 든든히 받치며 ‘킬미, 힐미’는 시청률 11.5%(이하 전국기준·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2015년 상반기 최고의 드라마가 됐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김희선의 안방극장 복귀로 관심을 모은 ‘앵그리맘’은 ‘킬미, 힐미’의 여운을 이어가지 못한 채 9.1% 시청률로 실망을 안겼고, 이어 방송된 유연석, 강소라 주연의 ‘맨또롱 또똣’도 8.8%의 시청률로 SBS ‘가면’(13.6%)에 판정패했다. 이에 MBC는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밤을 걷는 선비’에 이준기, 최강창민 등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SBS ‘용팔이’가 시청률을 21.5%를 기록, 대흥행하며 상대적으로 실패한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게됐다.

월화극은 더 심각했다. 무려 170억원을 투입하고 차승원, 이연희, 김재원, 서강준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50부작 드라마 ‘화정’이 평균 시청률 11.8%를 기록하며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화정은 초반 차승원의 연기와 치열한 궁궐내 정치 싸움을 묘사한 스토리로 시청자의 이목을 끄는 듯 했으나 중반 이후 늘어지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고, 후반에는 SBS '미세스캅‘에도 밀리고 말았다.

궁지에 몰린 MBC 평일 극을 살린 건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그녀는 예뻤다’의 성공이었다. ‘그녀는 예뻤다’는 초반 다소 과장된 설정과 ‘킬미, 힐미’에 이어 다시 등장한 황정음의 출연으로 식상하다는 평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극중 독특한 캐릭터 ‘신혁’을 완벽하게 소화한 최시원의 연기가 화제를 모으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탄탄한 스토리와 박서준·황정음의 뛰어난 호흡이 더해지며 연말 최고의 드라마로 부상했다. 종영 시점에서는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 드라마로 황정음은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드라마 종방연에는 MBC 사장이 참석하는 흔치 않은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치열했던 평일 미니시리즈 대결과는 달리 주말극의 MBC의 독주 체제였다. 경쟁 드라마가 없는 주말 오후 8시45분 드라마는 ‘장미빛 연인들’, ‘여자를 울려’에 이어 최근 ‘엄마’까지 시청률 고공행진에 작품성까지 호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 작년부터 이어오던 주말 10시대 드라마의 강세도 이어갔다. 작년에 이어 ‘전설의 마녀’가 시청률 30%대(31.4%)를 기록했고, ‘여왕의 꽃’은 대형 캐스팅 없이도 KBS1 사극 ‘징비록’, 하지원과 이진욱이 호흡을 맞춘 SBS 기대작 ‘너를 사랑한 시간’을 압도하며 시청률 22.4%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9월부터 시작된 김순옥 작가의 ‘내딸, 금사월’은 막장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MBC 제공]

▲ 묵은 맛(무한도전)과 신선한 맛(일밤)이 합쳐지면···

올해 MBC 예능은 ‘예능 왕국’의 명성을 되찾았다. 기존 ‘라디오 스타’, ‘나혼자 산다’, ‘우리 결혼했어요’, ‘무한 도전’이 제 몫을 해낸 데 이어 ‘진짜사나이 시즌2’와 ‘복면가왕’으로 새롭게 구성된 ‘일밤’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은 게 컸다.

MBC는 식상할 수 있는 기존 포맷에 디테일한 구성과 부지러한 캐스팅으로 출연진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변화를 추구했다. ‘나혼자 산다’에는 황치열, 이국주 같은 새로운 얼굴이 참여해 전혀 다른 스타일의 삶의 방식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캐스팅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라디오 스타’는 ‘미안합니다 특집’. ‘작정하고 홍보하러 왔다고 전해라 특집’ 등 창의적인 콘셉트의 캐스팅으로 질리지 않는 재미를 생산해 내고 있다. 올해 400회를 넘기면서 시청률 8%대를 기록, SBS ‘한밤의 TV연예’의 시청률을 두 배 이상으로 앞도하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도 마찬가지다. 곽시양·김소연, 오민석·강예원, 육성재·조이로 구성된 출연 커플은 각기 다른 매력과 연령대,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 다양한 시청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 한 커플을 오래 유지하지 않고 과감하게 교체함으로써 지루하지 않은 연출이 가능하다.

‘무한도전’은 올해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작년 노홍철의 음주 파문에 이어 올해에도 정형돈의 불안 장애로 인한 프로그램 하차까지 악재가 이어졌지만 창의적인 기획과 팀워크로 극복해내고 있다. ‘바보 전쟁 - 순수의 시대’ 특집과 같이 오직 웃음을 위한 기획부터 시작해서 ‘배달의 무도’ 특집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기도 하며 ‘예능 그 이상의 예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편, 올해 새롭게 시작한 ‘진짜 사나이2’는 남·녀를 번갈아 가며 다양한 캐릭터의 연예인들을 섭외해 여러 부대에 투입하며 여러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파일럿에서부터 시작해 올해 최고의 화제 예능이 된 ‘복면가왕’과 인터넷 방송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해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까지 타 방송사에서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다양한 구성은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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