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우울증상에 따른 뇌 대사와 뇌신경망의 변화를 규명하고 에너지 대사 촉진 물질인 크레아틴(용어 설명 참고)의 우울증 치료효과에 대한 뇌과학적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증명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가 27일 밝혔다. 또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의해 손상된 인지기능이 비강을 통한 옥시토신 투여를 통해 성공적으로 회복됨을 증명했다.
류인균 이화여대 교수 연구팀은 선행연구에서 크레아틴 병합요법이 우울증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용어 설명 참고)의 항우울 효과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첨단 뇌영상 분석 방법론을 적용, 크레아틴의 우울증 치료효과에 대한 뇌기전을 규명한 것이다.
류 교수는 "기존 항우울제의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는 새로운 뇌기전 치료 타깃을 발굴에 활용될 수 있다"며 "특히 크레아틴과 항우울제의 병합요법은 유사한 스트레스성 뇌질환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의 불안 및 우울증상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뇌과학 및 정신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생물정신 의학(Biological Psychiatry) 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또한 한정수 건국대 교수 연구팀의 스트레스성 인지장애에 대한 신경펩타이드의 역할과 PTSD 동물모델을 사용한 조기진단기술에 대한 연구수행 결과도 생명과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 교수 연구팀은 스트레스는 해마 내 세포신호전달과정에 변화(MAPK 인산화 감소)를 일으킨다. 연구팀은 옥시토신의 비강 내 주입 실험을 통해 스트레스에 의한 손상(해마의 시냅스 가소성)이 성공적으로 회복돼 정신적 외상에 의한 인지장애가 극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옥시토신은 자궁수축 호르몬으로 뇌에서는 항스트레스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주사 등 일반적인 투여로는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너무 낮아 효과를 얻지 못했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하여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료에 옥시토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 크레아틴(creatine monohydrate)
근육세포나 뇌세포에서 에너지 대사를 촉진하는 물질로 최근 연구에서 우울증상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옥시토신
중추신경계에서 항불안 항스트레스 효과를 갖는 신경호르몬으로 출산, 젖 분비, 모성행동도 담당한다.
☞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항우울제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약물로 신경전달물질 세라토닌의 시냅스 농도를 증가시켜 우울이나 불안 유발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 신경펩타이드
수 개에서 수십 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로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한다.
☞ MAPK(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s)
인산화 효소 중 하나로 다양한 생명현상과 관련있다.
☞ 시냅스가소성
뇌는 환경의 변화나 학습에 따라서 변화한다.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서, 기억의 신경생리적 기전인 시냅스 가소성은 기억의 장애나 기억 능력의 증진에 따라서 감소하거나 증가한다. 신경과학자들은 해마의 신경가소성을 장기 강화현상(LTP·long-term potentiation)과 장기 약화현상(LTD·long-term depression) 측정한다. 예를 들어 해마의 LTP 장애를 일으키는 실험적 처치는 공간기억의 장애를 일으키고, 반대로 LTP을 향진시키는 처치는 공간기억 능력을 증진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