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조업계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기업들이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 구조조정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통상적인 희망퇴직 5% 수준을 넘어 20~30% 감원 목표를 잡고 중·장년층을 회사 밖으로 내몰고 있어, 기업이 경영실패의 책임을 기존 직원에게 떠넘긴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희망퇴직 진행 과정에는 사실상 퇴직강요의 압박이 많아 중장년층에 대한 고용안정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희망퇴직을 통해 830명 가량이 회사를 떠났고, 최근에도 희망퇴직 신청을 추가로 받고 있다.
한국GM은 내년 1월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STX조선해양도 희망퇴직을 접수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올 초 사무직 1400여명이 퇴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8월 이후 임원의 30%를 감축했고, 삼성중공업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포스코도 포스코플렌텍에 이어 일부 계열사들이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도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지난 1년간 삼성전자 1000여명, 삼성디스플레이 1400여명 등 주요 계열사의 인력을 대거 감축했다. 두 회사를 포함한 13개 주력 계열사에서 총 5700여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도 올해 희망퇴직자 수만 3600명에 달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실시한다. KEB하나은행은 상반기 희망퇴직을 통해 200여명을 내보낸 바 있다.
기업은행도 최근 희망퇴직을 접수해 188명의 신청을 받았다.
한국SC은행은 지난달 특별퇴직을 통해 961명을 퇴직시켰다. NH농협은행도 이달 초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이미 7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2013년 이후 2년 만에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로 노사가 합의한 상태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달 임직원을 대상으로 휴직이나 전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올 하반기 채용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13% 늘었지만, 실업자 수도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했다. 실업자 수는 지난해(16.1%) 급증한 이후 올 들어서도 매분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엔 규제가 없는 기업의 무차별적 희망퇴직이 한몫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도 그럴 것이 희망퇴직 거부시에는 수차례의 개별 면담과 인사 불이익, 지방발령 등의 압박이 뒤따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직장인 전용 SNS 블라인드가 최근 희망퇴직이 있었다고 답한 응답자 6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7%가 ‘퇴직 압박을 하는 것을 보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