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 이뤄지는 역사 검증 과정이 개헌 기초 작업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역사 수정주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나다 도모미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23일자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역사검증본부에서) 메이지 헌법부터 현재 헌법까지 헌법 제정 과정을 역사 검증의 주제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강경 우익 성향의 이나다 의원은 자민당 역사검증본부의 대리인이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 중 하나다.
역사 검증 시기를 메이지유신(1868년)부터 잡은 것은 "한국과의 관계에서는 청일전쟁부터 돌아보는 것이 좋다"는 다니가키 사다카즈 역사검증본부 간사장의 발언이 바탕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나다는 역사 검증작업을 통해 군위안부, 난징대학살 등 주변국과 입장 차이가 있는 주제에 대한 일본 측 주장을 전개할 근거로 삼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그는 또 "검증 내용을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모두 기록으로 남겨 논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논의 결과를 정식으로 발표하지는 않지만, 일반인이 알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돼 역사 수정 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자민당은 창당 60주년을 맞아 일본 근현대사를 집중 연구할 수 있는 역사검증본부를 설치했다. 총재 직속 기관인 역사검증본부에서는 청일 전쟁·태평양 전쟁 경과와 관련해 헌법의 제정 과정, 연합국최고사령부(GHQ)의 점령 정책 등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역사검증본부는 지난 22일 오전 자민당 의원과 언론인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첫 번째 회의를 열었다. 논의 내용에 따라 역사 수정주의 논란이 거세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