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현대로템은 23일 국내 최초로 탠덤 프레스 전용 고속 이송장치의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부산 녹산공단에서 열린 시연회에는 국내 자동차 및 차체 부품사 임직원 40명이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현대로템은 자체 개발한 고속 이송장치 시제품을 처음 대중에 공개했다.
현대로템은 세계적 추세에 따라 지난 2011년 고속 이송장치 개발에 착수, 그간 전량 해외 업체에 의존하던 고속 이송장치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로써 현대로템은 1200억원 상당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고속 프레스 수요에 선제 대응해 세계 프레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고속 이송장치는 국산화와 함께 경쟁사 제품을 뛰어넘는 성능을 달성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탠덤 프레스에 사용되던 독일, 일본, 스위스 등 해외 경쟁사 고속 이송장치의 분당 이송 횟수(spm)가 15spm에 불과한 반면, 현대로템 제품은 18spm으로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판넬을 이송할 수 있다. 생산성 극대화가 중요한 자동차 생산설비시장에서 선진 기술력에 기반한 프레스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다.
아울러 현대로템은 이송 시 판넬을 고정하는 크로스바의 길이를 기존보다 짧게 만들어 처짐을 방지, 작업의 정밀도를 향상시켰다. 경쟁사 제품 대비 크로스바의 가동 폭을 넓혀 보다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효율적인 판넬 공급이 가능해졌으며, 장치 운전간 발생하는 진동을 감소시켜 이전보다 더 높은 안정성을 확보했다는게 현대로템 측 설명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탠덤 프레스 전용 고속 이송장치 국산화에 성공한 것뿐만 아니라 모듈 프레스 전용 고속 이송장치도 개발 중에 있다”며 “그동안 다양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프레스를 공급해온 만큼 5조원 규모에 달하는 세계 프레스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포드, 르노-닛산, GM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에 프레스 설비를 납품한 바 있다. 2011년에는 600억원 상당의 포드 인도공장 프레스를 수주했으며, 2014년에는 북미 미시간주 GM 랜싱공장에 들어가는 3000억원 규모의 프레스 물량에 대한 우선 공급권을 확보해 세계적인 프레스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