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深圳)시 광밍(光明)신구 류시(柳溪)공업원에서 지난 20일 오전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에 대한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이다.
당국 조사 결과 이번 산사태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란 사실도 확인돼 중국의 안전사고 문제가 또 한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국토자원부는 20일 저녁 공식 웨이보를 통해 1차 조사 결과 이번 산사태는 산 자체 경사면이 무너진 것이 아닌 공사 후 쌓아놓은 다량의 흙더미가 붕괴하면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공단에서 약 100여m 떨어진 산자락에 위치한 임시 토사 적치장에는 인근 지하철 터널 등 토목공사 작업 중 파낸 흙을 쌓아놓았다. 지난 2년 간 이곳에 퍼다나른 토사량은 건물 20층 높이에 달했다고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 등이 보도했다. 최근 비가 쏟아지면서 물을 머금은 토사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 인근 마을과 공단을 순식간에 덮친 것이다.
한 지질 전문가는 “6m 높이의 토사가 무너져 내려 약 10만 ㎡ 면적을 덮쳤다”며 “쏟아져내린 토사량이 60만 ㎥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는 일반 수영장 24개를 가득 채울 만큼 엄청난 용량이라고 홍콩 명보(明報)는 보도했다.
토사 적치장은 지난 해 2월 당국의 심사 허가를 받고 만들어졌지만 현지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예상보다 많은 토사가 쌓였다. 내부 환경보고서에서는 수 차례 해당 토사 적치장의 붕괴 위험을 경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북경청년보는 최근 선전시 고도 성장에 따라 지하철 공사, 부동산 개발, 지하 주차장 건설 공사 등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면서 공사 과정에서 파낸 흙을 쌓아두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잇달아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강조하며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구조작업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베이징에서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참석 중이던 선전시 마싱루이(馬興瑞) 당서기와 쉬친(許勤)시장은 선전으로 서둘러 귀환해 구조작업을 지휘 중이다.
산사태 현장에는 2000여명의 경찰과 소방대원,인근 무장부대 병력 600여명도 급파돼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형 굴착기, 응급차, 소방차, 헬리콥터, 무인기도 총동원됐다. 그러나 공단과 인근 판자촌이 한데 얽혀있는 데다가 사고 당일 내린 비로 현장에 물이 차서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