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연말을 맞이한 단발성 이벤트 성격이 짙었으나, 이제는 경영전략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트랜드도 다양화되면서 기업은 물론 우린나라의 경제‧사회적 이익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세계적 경기둔화와 내수시장 불황 등에 따른 기업 경영실적 저조로 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 규모는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이후 여전히 '사회공헌 2조원 시대'를 유지하고 있고, 지출 규모 감소에도 기업 임직원의 봉사활동은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에는 임직원들이 성금을 모으거나 수익의 일부를 떼어 기부하는 일방적 형태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임직원 가족이나 시민의 참여를 통한 '열린봉사'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장점을 활용해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이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페이스북에서 '착한 나눔경영' 게시글을 올리고, 좋아요를 누른 숫자만큼 유니세프에 성금을 기부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삼성물산 리조트 건설 부문은 지난 2012년 사회공헌과 SNS를 접목한 '사랑의 연탄 SNS캠페인'을 새롭게 시도했다. 올해 1월부터 SNS를 통한 시민참여형 사회공헌 이벤트를 꾸준히 발전시켜온 효성은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통해 '사랑의 생필품 나눔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기술‧재능기부를 통한 사회공헌활동도 늘고 있다. 경재계는 강연형 프로그램과 더불어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교육 사회공헌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엽합회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탐색 강연형 프로그램인 '프키(FKI)데이'를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첫 프로그램부터 12월까지 총 32명의 멘토가 강연기부에 동참했고, 약 1600명의 중학생들이 참가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LG전자 등 주요 기업 및 43개 기관이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 전국 각지의 생산시설, 체험관, 연구소, 백화점, 미술관과 같은 자사의 각종 시설을 활용해 현장견학, 실습체험, 멘토링 등을 기업별 특화 방식으로 진행했다.
◆ 전통방식 나눔행사도 지속...해외활동도 확대
연탄 나눔 및 김장담그기, 바자회 등 전통 방식의 나눔행사 또한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산하 금호리조트는 2006년부터 전 임직원이 매월 급여액 중 1000원 미만 끝전으로 조성한 '끝전 모금액'으로 마련된 성금을 통해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를 지난달부터 진행하고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015 사랑나눔강서김장문화제'를 통해 김장나눔행사를, 에어부산 임직원들은 '사랑의 연탄 나눔' 행사를 펼치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임직원과 일반인이 함께하는 김장나눔 페스티벌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CJ그룹 임직원이 공부방을 직접 찾아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김치를 나누는 '찾아가는 김장나눔' 행사를 펼쳤다. SK는 지난 1996년부터 김장나눔봉사를 펼치고 있으며 2005년부터는 해마다 연말을 '행복나눔계절'로 선포하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철강업계는 지난 2007년부터 연탄나누기를 시작했으며 2001년 이후에는 해마다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7번째로 연인원 2000여명이 참여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해외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중국에서 발표한 '중국기업 300대 기업 사회책임발전지수' 평가에서 삼성은 외국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또 현대자동차 그룹은 2004년부터 '함께 움직이는 세상'이라는 표어 아래 해외로 나눔경영을 실천, 올해 2월 '제1회 중국 사회공헌지수' 평가에서 중국 내 자동차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