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이통3사 연말 인사…SK텔레콤 ‘트로이카’ vs KT ‘신성장’ vs LG유플러스 ‘재도약’

[(왼쪽부터)장동현 SK텔레콤 대표,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제공-각 기업]

아주경제 정광연·박정수·최서윤 기자 =이동통신 3사의 연말 인사가 마무리됐다. 각 기업의 현황과 미래 비전에 따른 ‘맞춤형’ 인사라는 평가다. 이번 인사는 내년 실적은 물론, 향후 기업 전체의 방향성을 설정할 중요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7일 이통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인사를 ‘新 트로이카’로 요약한다. 장동현 대표를 중심으로 이형희 총괄과 이인찬 부문장의 3인 체제가 갖춰졌기 때문이다.

기존 MNO(이동통신사업)을 주도하던 이형희 부사장은 플랫폼사업을 더한 신설 사업총괄을 맡게 됐다. 산하에 생활가치∙IoT∙미디어 등 3대 차세대 플랫폼 사업조직과 디바이스 지원단, 관련 투자회사까지 보유한 대형 조직이다.

이인찬 부문장은 기존 SK브로드밴드 대표 자리와 함께 신설 미디어부문의 수장으로 낙점되며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한다. 조직 통폐합은 물론, 이슈가 되고 있는 미디어 시장 지배 논란 해소까지 주도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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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하면서 취임 이후 경쟁사에 비해 뚜렷한 스타일을 보여주지 못했던 장 대표 역시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명운을 결정한 중요한 사안들이 많아 부담이 되지만 이를 제대로 해결할 경우 그룹 전체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젊은 CEO로 각광 받을 가능성이 높다.

KT는 신성장 동력을 찾는 데 무게를 실었다.

안정화 기조 속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황창규 회장은 변화에 초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황 회장은 친정체제를 강화하고 측근 인사를 대거 중용해 본격적인 이익창출 의지를 표명했다.

앞서 지난 4일 KT는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매스총괄’과 경영기획과 지원부서를 담당하는 ‘경영지원총괄’ 신설하고 대대적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무엇보다 매스총괄과 경영지원총괄에 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임헌문 사장과 구현모 부사장을 내세워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특히 황 회장 취임 아래 처음으로 사장 직급까지 만든 후 승진을 통해 임 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만큼 내년에는 신성장 사업과 글로벌 사업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6년간 자리를 지켰던 이상철 부회장 대신 권영수 전 LG화학 대표를 신임 부회장에 앉힌 LG유플러스의 인사 키워드는 ‘재도약’이다. 

권 부회장은 45세에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뒤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LG필립스LCD,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여러 LG계열사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동안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을 시장 1위 자리에 올려놨고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하락으로 4분기 연속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모두 적자를 냈던 회사(LG디스플레이)를 취임 후 2분기 만에 흑자로 돌려놨다. 전략가 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LTE 보급률은 높은 편이며 번호이동·기기변경 간 보조금 차별금지 환경에서 시장점유율 올리기에 치중해봐야 소득을 얻기 힘든 상황”이라며 “권 부회장이 과거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