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저성장 위기, '의료관광' 등 국가전략산업으로 극복해야"

2015-12-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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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전경련 제공]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우리나라가 저성장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전략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최근 발간한 '국가 전략산업 성공사례 분석' 보고서를 통해 1970년대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으로 철강, 석유화학 등 현재 한국의 주력 산업이 탄생한 것과 같이 경제 재도약을 위해 국가차원의 전략산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일랜드, 영국의 성공 사례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정부가 적극적인 투자와 인프라 구축, 규제 완화, 세제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집중적인 자본 투자와 인프라 구축을 통해 항공정비(MRO) 산업과 물산업을 육성했다. 항공기 MRO 산업 육성을 위해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Temasek)과 싱가포르 정부의 합작으로 MRO 기업을 설립하고, 국제공항·항공기정비단지·부품제조단지 등을 한데 모아 항공 산업 단지를 조성했다. 그 결과 현재 싱가포르의 항공기 MRO 산업은 연간 약 3조4000억원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수(水)처리 프로젝트 자금 지원을 위해 2006년 약 2900억원을 투자했고, 물 산업 육성에 필요한 자본과 인력을 모으기 위해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현재 싱가포르 물 산업의 가치 창출액은 약 1조3000억원에 이른다.

아일랜드 정부는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을 위해 1990년대 후반 통신 인프라 확충에 약 33억 유로를 투자했다. 또 수도 더블린에 IT 산업 클러스터인 디지털허브를 구축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을 다수 유치했다. 그 결과 현재 아일랜드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의 유럽 사업본부가 대거 소재한 유럽 소프트웨어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보고서는 과감한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정책 또한 전략산업 육성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의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은 정부의 규제 완화를 통해 성장했다. 현재 싱가포르는 세계 최대 MICE 산업국으로서, 국제협회연합(UIA) 선정 국제회의 개최 도시 순위에서 8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2010년 복합리조트의 카지노 영업을 허용하고, 마리나베이샌즈와 같은 대형 복합리조트 건설에 나서면서 해당 년도의 관광 수입이 전년대비 50%나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정부 또한 의료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의료기관의 의료광고를 허용하고, 투자금과 의료관광수입에 대해 100% 세금을 감면을 해줌으로써, 민간 병원의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주변 의료관광 강국인 태국과 싱가포르보다 뒤늦게 의료관광산업에 뛰어들었으나, 2013년 기준 의료관광객수 65만 명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영국 정부는 창조산업 발전을 위해 청년 창업기업과 영화 제작자, 방송프로그램 제작자 등 문화예술분야에 대해 세금 감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의 창조산업은 2012년 기준 총 714억 파운드 가치와 255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전경련은 1970년대 중화학공업, 1990년대 정보통신산업 이후 한국 경제를 주도할 산업이 없다는 점을 우리나라 저성장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이어 한국 경제의 주력 산업 구조가 50년 전의 틀에 고착화되어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시 한 번 국가차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에서 추진할 국가 전략산업 중 하나로 전경련은 의료관광산업을 꼽았다. 한국의 강점인 우수한 의료기술과 해외 고부가가치 관광수요 증가라는 환경적 기회요인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의료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발전을 저해하는 법과 규제를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1년 넘게 국회 계류 중이던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이 통과돼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기본적인 틀이 마련됐으나, 핵심규제들은 여전히 잔존해있다는 지적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대규모 복합의료관광단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제시됐다. 제주도에서 추진 중인 제주헬스케어타운과 같은 대규모 복합의료관광단지를 수도권 등지에도 확대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의료관광국가로서의 국가브랜드 인지도 개선을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헬스케어 관련 국제회의·전시를 집중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경련 엄치성 국제본부장은 "저성장 시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개인, 기업, 국가단위의 '창업'이 필요하다"면서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래 신사업 모델을 발굴해야 하는 것처럼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않은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와 해외의 성공 사례를 교훈삼아 새로운 고부가가치산업 창출을 위해 우리 기업들이 나설 수 있는 멍석을 정부가 먼저 깔아주고, 법과 제도를 정비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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