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전 세계 벤처캐피탈사 실적 중에서도 소프트뱅크가 압도적일 것”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자신이 투자해 성장을 이룩한 기업을 ‘황금알’이라고 소개하면서, 스스로를 이솝우화에 비유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말했다.
손 사장의 전설적인 투자 결정 중 대부분이 과거 5번의 US 오픈 대회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996년 손 사장은 당시 28세였던 제리 양 야후 창업자와 페블비치에서 골프를 즐겼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야후에 대한 200만 달러의 투자를 집행한 상태였으며, 손 사장은 1억 달러의 추가 출자를 제안했지만, 제리 양은 “200만 달러를 이미 받았기 때문에 필요없다”고 거절했다.
그러나 제리 양의 재능을 높이 평가해 골프가 끝난 뒤에도 5시간 동안 그를 붙잡고 설득했다. 손 사장은 “1억 달러가 필요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 설득해 자신의 투자 제안을 끝내 성사 시켰다. 그 해 야후는 뉴욕증시에 상장했으며, 손 사장은 투자 7년 만에 2962억 엔(약 2조8000억원)의 수익과 함께 ‘야후 재팬’을 손에 넣었다.
‘전설의 6분’이라는 일화도 있다. 손 사장은 1999년 베이징을 찾아 수많은 기업가들을 불러 각각 20분씩 발표하게 했다. 투자할 곳을 찾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알리바바를 창설한 마윈도 모습을 나타냈다. 마윈이 이 곳에 나타난 것은 잘 아는 투자 애널리스트로부터 이 자리에 나와줄 것을 부탁받았기 때문이다. 마윈이 발표를 시작하자 손 사장은 6분 만에 그의 설명을 중단시켰다.
갑자기 강단 앞으로 걸어나온 손 사장은 "당신의 회사에 투자하고 싶다. 필요한 돈은 얼마인가"라고 물었고 마윈은 “돈은 부족하지 않다”면서 “다만 지인이 와달라해서 왔을 뿐”이라고 거절했다.
손 사장은 마윈을 도쿄에 다시 한번 초청해 최종적으로 20억 엔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 투자액은 15년 후 4500배가 넘는 9조 엔으로 돌아왔다.
손 사장은 지난 3월 실적발표 간담회에서 "황금알은 팔아버리면 그만이고, 거위자체도 황금은 아니지만, 사육하면 1개, 2개씩 황금알을 낳는다"면서 "나는 황금알 자체보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사장은 "소프트뱅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고 싶다"면서 "이제 내 얼굴을 보면 거위를 먼저 떠올릴 정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인도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그 대표주자가 전자상거래업체 ‘스냅딜(Snapdeal)이다. 소프트뱅크라는 거위가 황금알을 낳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다.
손 사장은 “미국의 저명한 투자가인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버핏 프리미엄’이 있어 전 세계 시장과 투자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앞으로 소프트뱅크의 투자 실적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소프트뱅크 투자의 프리미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