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마윈의 알리바바가 드디어 홍콩 유력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손에 넣게 됐다.
알리바바 그룹이 11일 저녁(현지시간) 홍콩 영자신문 SCMP와 인터넷판, 홍콩판 에스콰이어, 엘르 잡지 등 SCMP 그룹의 미디어 부문 자산을 모두 인수할 것이라 공식 선언했다고 경화시보(京華時報)가 12일 보도했다.
이 외에 차이 부회장은 "시간을 두고 충분한 준비작업을 통해 SCMP의 유료 콘텐츠를 무료공개하고 세계 각국 독자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SCMP 뉴스를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한층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정확하고 공평한 보도를 하는 언론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돈을 지불해야 인터넷 기사를 볼 수 있는 소위 '페이월'(paywall) 시스템을 폐지하고 신문의 독립적인 편집권을 약속한다는 의미다.
112년 전통의 SCMP는 최근 지면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독자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서 판매부수가 급감, 경영상황이 악화됐다. 지난 3년 연속 수익이 감소했고 지난 2013년 2월부터는 홍콩 증시 거래도 중단된 상태다.
이에 후이천(胡以晨) SCMP 최고경영자(CEO)는 "알리바바 그룹은 인터넷 분야에서 이미 실력을 확실히 입증한 경쟁력있는 기업"이라면서 "첨단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SCMP 콘텐츠를 세계 어디에나 쉽게 전달하면 자연히 SCMP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중국 본토기업이 홍콩 언론을 인수해 중국 중심의 언론 보도를 쏟아내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알리바바의 SCMP 인수가 홍콩 언론에 대한 중국 당국 입김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알리바바는 최근 미디업 사업 공략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이에 일각에서는 마윈 회장의 야심이 루퍼트 머독 같은 중국 '언론재벌 등극'까지 커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알리바바는 지난 2013년을 시작으로 경제잡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화제작사 등 미디어 그룹에 거액을 투자했으며 특히 올해 들어 북경청년보 산하 신문, 제일재경일보, 인터넷경제포털 차이쉰 등 언론사 투자에 분주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