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인 국어, 수학, 영어의 경우에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지만 선택과목에서 교육과정과 수능이 따로 노는 경우가 나타나 절대평가 전환 등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문제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과목은 수능 제2외국어 영역이다.
2016학년도 수능 제2외국어 아랍어는 절반이 넘게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어를 학교에서 과목을 개설해 배우는 곳이 거의 없는데도 선택을 많이 하는 것은 제대로 학습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적게 공부해도 상위 등급을 받기 쉽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수능 아랍어에서 종로학원하늘교육 추정에 따르면 1등급 컷은 원점수 23점, 표준점수 66점으로 절반 이상을 틀려도 1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등급 컷도 원점수 17점 등이고 원점수 10점을 받아도 5등급 중간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른 제2외국어는 1등급을 받으려면 적어도 원점수 47점 이상을 받아야 하는 것과 비교할 때 점수 따기가 상대적으로 쉬워 선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대학에서 아랍어의 경우 등급을 받기 쉽다는 것을 감안해 반영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다른 과목과 차이가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며 이같은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2021학년도 개선시 절대평가 전환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랍어가 수능에 포함된 것은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과목 개설 요구가 많지 않아 실제로 배우는 학교는 소수에 불과하다.
제2외국어 뿐만 아니라 과학탐구나 사회탐구 영역 등 다른 선택과목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지만 대학에서 요구하거나 보다 쉬울 것으로 기대하면서 선택하는 경우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학교에서는 물리2를 가르치지 않는데 대학이 요구해 선택하거나 사회탐구 영역의 경우 법과 정치가 표준점수가 높아 선택을 많이 하는데 잘 개설이 안되는 등 교육과정과 수능이 따로 놀면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문제”라며 “점수로 선발하는 경쟁 교육이 되다보니 이런 경우가 나타나는 것으로 절대평가와 자격고사로 전환해 부담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은 교육과정에 따라 과목이 개설되면 선택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는데 학생들이 배운 것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는 어렵고 다양한 기회 제공을 위해 과목을 개설했는데 쏠림 현상이 있다고 빼기도 어려운 일”이라며 “2021 수능 개선안 마련 과정에서 제2외국어의 절대평가 전환 등 개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