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는 4일 ‘그리스 민영화 정책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그리스 민영화 프로젝트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리스는 지난 8월 트로이카 채권단과 제3차 구제금융 지원 협상을 타결한 이후, 공기업 매각을 통한 재정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내년 초부터는 아테네국제공항,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주요 국유자산의 지분 매각을 개시할 예정이다. 또한 올 연말에서 내년 초에는 구제금융과 EU기금 지원을 받아 헬레니콘 공항 재개발, 스마트 그리드 구축 등 대규모 공공 프로젝트의 입찰도 추진된다.
주변국들의 진출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은 피레우스 항에 4억 6000만 유로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일대일로’ 정책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독일도 이미 지방공항 민영화에 12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중동과 일본도 항만 등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에 앞서 우리 기업들은 관료주의적인 서류 절차에 대응하고, 완공 후 지급 지연 등의 문제 등을 방지하기 위해 EU 기금 등 국제 정책금융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프로젝트를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프로젝트에 입찰 시에는 위험을 분산하고 부족한 실적을 보완하기 위해 EU 지역 내 수주실적이 있는 기업과 컨소시움을 구축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이밖에도 국영자산개발공사(HRAFD)나 그리스 투자수출 홍보청(Enterprise Greece)의 주요 담당자와 네트워킹을 통해 정보를 얻을 필요가 있다.
한편, 코트라는 4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그리스경제산업연구소(IOBE)와 공동으로 ‘한-그리스 파트너십 플라자’를 개최했다. 양국 간 경제위기 극복 노하우를 공유하고 향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번 행사는 ‘경제 산업 협력 포럼’과 ‘1:1 수출상담회’로 진행됐다.
포럼에서는 KDI, KIET의 전문가가 연사로 참여해 97년도 외환위기 당시의 세제 및 금융개혁 전략과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국가신용도 회복 사례 등을 발표했다. 수출상담회에는 현대로템, LG CNS 등 국내 기업 16개사와 그리스 기업 60여 개사가 참여해 자동차부품, 의료기기, IT 등 분야에 대한 수출 상담과 호텔 및 관광 분야 민영화 투자, 국경감시시스템 등에 대한 프로젝트 상담을 이어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디미트리오스 마르다스 그리스 외무차관은 축사를 통해 “한국의 위기 극복 경험은 그리스가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두영 코트라 유럽지역본부장은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는 그리스는 우리 기업들이 전략 투자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라며 “그리스의 지리적 이점이 동유럽 제조업 기지와 서유럽 소비시장으로 진출하기 용이한 만큼 정부와 공공부문의 정책적 투자 진출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