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우리나라 산업이 중국의 가격경쟁력과 일본의 기술력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에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잃어가는 '샌드백' 신세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국내 주요 업종별 단체 및 협회 30곳을 대상으로 한중일 경쟁력 현황을 비교‧조사한 결과, 중국에 가격경쟁력이 밀린다고 응답한 단체는 21곳이었고, 기술에서도 이미 추월당했거나 3년 이내에 기술을 추월당할 것이라고 응답한 단체도 19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경쟁력 전망에 대해서도 응답단체 24곳 중 22곳이 중국과의 경쟁에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일본과의 경쟁력 전망에서도 응답단체 20곳 중 13곳이 악화를 예상해, 기술과 가격 경쟁력 모두에서 위기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 경제상황에 대해 30개 중 20개(66.7%)의 업종별 단체가 '매우 심각하며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소 심각하나 단기간내 회복가능하다'고 응답한 단체는 7곳(23.3%)으로 집계됐다. 반면 '위기 수준이 아니다'와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은 상황'이라고 응답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했을 때 체감경기 수준이 '더 크다'는 답변이 7곳, '비슷하다'는 답변이 15곳으로, 현재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일본과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항에 대해, 조사대상 30개 단체 중 15곳이 '기업규제완화'라고 대답했다. 이외에도 '법인세 인하, 세액공제 확대 등 세제감면'(11곳), '연구개발(R&D) 지원'(8곳) 등의 의견이 제기됐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기업이 성장 한계를 돌파하고 미래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정부의 과감한 규제개혁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