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오필리아와 마법의 겨울]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에서 모티브를 얻어 또 하나의 잊지 못할 판타지로 재탄생시킨 '오필리아와 마법의 겨울'이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캐런 폭스리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작가로 2008년 문단에 데뷔 후, ‘도비 상(Dobbie Award)’, 미국에서 ‘부모의 선택 골드 상(Parent’s Choice Gold Award)’을 수상한 '날개의 구조 The Anatomy of Wings', '미드나이트 드레스 The Midnight Dress'를 연이어 발표하며 어린이, 청소년 분야에서 단숨에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오필리아는 언니 앨리스와 함께 아빠를 따라 낯선 도시를 방문하게 된다. 세계 최고의 검 전문가인 아빠가 크리스마스이브에 공개되는 ‘전쟁: 세계 역사상 최대의 검 전시’ 큐레이터일을 불과 사흘 전에 갑작스럽게 맡게 된 덕이다. 박물관에 매여 일해야 하는 아빠 때문에 혼자 박물관 안을 돌아다니던 오필리아는 3층의 벽화에 난 이상한 문을 발견하게 되고, 무심코 열쇠구멍을 들여다보다 커다란 청록색 눈과 마주치게 된다. 자신을 ‘눈의 여왕’의 죄수이자 이름 없는 자로 소개한 소년은 오필리아에게 이 방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찾아와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생각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신념을 가질 만큼 과학 신봉자인 오필리아는 마법사며, 눈의 여왕이며, 여왕을 막지 못하면 세계의 끝이 올 거라는 따위의 이야기를 도무지 믿지 못한다. 오필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소년의 말에 따라 행동하며 박물관 안의 기묘한 방들을 탐험해 나가는 동안, 소년이 품은 비밀과 놀라운 마법의 겨울 속으로 점차 빠져들게 된다.
소년이 여행해 온 이야기와 현재 시점에서의 모험이 액자식 구성으로 교차되어 펼쳐져 이야기에 긴장감과 재미의 결을 더한다. 한겨울 두 아이의 마법 같은 만남과, 두 아이가 품은 각자의 사연과 아픔이 캐런 폭스리의 섬세하고 감수성 짙은 문장과 만나 슬픔과 아름다움을 전해, 마음에 오래 남을 따듯한 판타지로서의 힘을 보여 준다. 292쪽 | 1만17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