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30일 국회에서 비준되는 한중 FTA는 전 산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지만 자동차업계는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한중 FTA에서 승용차와 화물차가 제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가 완성차 개방을 불허한 데다 우리 업체의 현지화가 상당 부분 진행되어 있어 양측이 모두 양허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기본적으로 합작형태만 진출이 가능하고, 무관세로 차를 수입하지 않는다. 한국산 완성차에만 특혜를 줄 경우 중국 자국 메이커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우리 측 입장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아우디 등이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자동차가 무관세로 들어올 경우 좋을 게 없다.
중국 측에서는 디젤 트럭과 안전벨트가 15년 철폐 대상에, 디젤 버스와 브레이크, 차체부품이 20년 철폐 대상에 올라 있다. 관세 철폐 기간이 긴 것을 보면 이 분야에서 우리 측의 경쟁력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산 브레이크가 앞서 개방되므로 10년 후 한국타이어 계열의 프릭사나 상신브레이크 등이 타격 받을 수 있지만, 20년 후에는 반대로 우리가 중국시장을 무관세로 공략하며 반격할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분석한 한중 FTA 업종별 영향 및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및 트레일러 분야의 품질경쟁력은 약간 우위 60%, 매우 우위 40%로 나타났다. 반면, 가격 경쟁력은 약간 열위 60%, 약간 우위 20%, 매우 우위 20%로 우리 측이 불리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전체 FTA 관련 업종 중에 자동차 및 트레일러만 ‘매우 우위’ 수치가 가장 높고, 나머지 분야는 가격 경쟁력에서 우리가 불리한 게 대부분이다.
우리 교역액 중 완성차 분야에서 對중국 수출액은 3.7%를 차지하고 수입액은 0.7%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부품에서 對중국 수출액은 22.9%를, 수입액은 26%를 차지하고 있다. 완성차보다 자동차부품이 한중 FTA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음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동차 관련 제품으로 폭을 넓혀보면, 철강 제품은 수혜 품목으로 꼽힌다. 냉연강판과 스테인리스 열연강판 등 중국 현지공장 납품 품목을 포함한 우리 수출품목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5년 후 중국에 무관세로 수출하는 지게차의 경우 현대중공업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