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진행될 정기인사에도 이런 사업전략이 고스란히 묻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상황이 지속되면 조직안정을 위해 문책성 인사폭이 작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신상필벌에 따른 성과주위 인사와 함께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경우 ‘이재용식’‘정의선식’ 색깔이 어떻게 반영될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관련기사 3면)
29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이재용호'의 닻을 올린 삼성그룹은 내년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실속경영'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올해 두번의 빅딜을 통해 화학분야 계열사를 정리하고 IT, 바이오, 금융 등 세개의 사업군을 중심으로 조직개편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그룹의 이런 성장전략 변화에 따른 조직정비는 당장 연말인사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계열사는 이미 인력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 3분기에만 1조5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올해 연말까지 700명 이상을 감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삼성그룹 경영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으로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비주력 사업은 정리하는 동시에 미래 사업, 수익성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경영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내년 경영화두는 '고급화'와 '친환경'이 될 전망이다. 우선 현대차의 고급화 전략의 핵심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안착이다. 이는 현대자동차 그룹이 꿈궈왔던 고급화 전략의 첫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2015년 11월 브랜드를 발표하고 12월 첫 차를 출시하는 ‘제네시스’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아우디, 재규어 등 전통의 브랜드에 맞서는 신흥 럭셔리 브랜드다. 대량생산 메이커가 만든 럭셔리 브랜드라는 점에서 도요타의 렉서스, 닛산의 인피니티, 혼다의 어큐라 같은 사례와 유사하다.
현대차는 고급화 전략과 함께 친환경을 모토로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의 생산에도 주력할 전망이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년에 역대 최대 규모로 친환경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상반기에 자사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현대차 AE(프로젝트명)와 기아차 니로(프로젝트명 DE)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하이브리드카에 최적화된 디자인과 시스템을 갖춰 뛰어난 연비와 성능을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최근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국내 최초 소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의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니로는 공기역학에 최적화되면서도 스포티함을 가진 독창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또 기아차의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과 신형 K7 하이브리드 모델도 내년에 출시된다.
올해 SK와 SK C&C를 합병해 기존 옥상옥 구조를 해소하고 안정적 지배구조를 확립한 SK는 통합 사업지주회사를 컨트롤타워로 내년에도 반도체, 에너지, ICT(정보통신기술), 바이오 등 핵심 성장사업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SK하이닉스가 소재부문 OCI머티리얼과 모듈부문 에센코어 등과 함께 수직계열화를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디바이스 업체와 손잡고 사물인터넷(IoT) 통합 솔루션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태원 SK 회장은 경영복귀 후 반도체 46조원 투자계획 발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반도체 소재기업 OCI머티리얼 인수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에너지 부문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셰일자산 인수 검토가 이뤄져 내년 상반기쯤 M&A건이 추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SK E&S 역시 해외 천연가스(LNG) 광구 지분 참여에 적극적이며, LNG 도입 규모를 확대해 차이나가스홀딩스를 거쳐 대중국 LNG 수출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오 부문은 중추신경계 분야 신약을 개발해온 SK바이오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추진돼 몸집 키우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해외 스킨십경영 지원하에 중국 시노펙, 홍하이그룹, 일본 JX에너지, 스페인 렙솔 등과 글로벌 파트너링 사업도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