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이 약국 정상의 말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CNN 등 외신은 두 정상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며 상대국을 이슬람국가(IS)의 편이라고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터키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이 IS를 지원하는 국가가 어딘지로 논의의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러 국가가 테러리즘에 동조해 악몽 같은 현상(IS의 부상)이 발생했다”며 "터키가 IS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일부 국가들이 석유와, 사람, 마약, 예술품, 무기 등을 불법 거래하는 테러리스트들을 비호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푸틴 대통령이 터키가 IS로부터 석유를 구매해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혐의를 제기한 점을 고려했을 때 이는 터키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히려 러시아가 IS를 지원한다고 비난했다. "그들(러시아)의 공격 목적은 단지 시리아에서 다에시(IS)와 싸우는 '온건 반군'이라는 것이 명백하다"며 “러시아가 공습한 시리아 북부 라타키아 주에 IS는 없고 터키 '형제'인 투르크멘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과 프랑스 양국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는 공습의 초점을 (반군이 아닌) IS 파괴에 맞춰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며 "러시아 전폭기가 터키의 지지를 받는 온건 반군을 추격하려고 터키 국경을 가깝게 날아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생기고 있다"고 말해 러시아가 IS를 지원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현재 양국 정상은 서로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터키 고위 지도부는 아직도 러시아에 전폭기 격추 사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으며, 피해 배상을 하겠다는 제안이나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사과해야 할 이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아니다”며 “우리의 영공을 위협한 이들이야 말로 사과할 사람들이다”고 말해 러시아의 사과를 촉구했다. 또 “우리 파일럿과 공군은 의무를 다 했을 뿐”이며 “만약 동일한 위협이 또 일어난다해도 터키는 똑같이 반응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