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또 이날 시리아의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라타키아 일대 공습에도 나섰다고 지역 반군과 인권감시단체들을 인용해 외신들이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국적으로 짐작되는 전투기가 시리아로 들어가는 터키 원조 차량을 폭격해 사상자를 냈으며, 러시아 전투기로 밝혀질 경우 양국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데 이어 26일 모스크바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동을 갖고 IS 격퇴를 위한 연합작전에 함께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의 여파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기대했던 반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 트위터에 러시아가 S-400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라타키아 하메임 공군 기지에 배치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 공군기지는 터키 국경에서 약 50㎞ 떨어진 곳이다. CNN은 S-400 미사일 배치를 러시아 전투기가 피격 다음날 공표한 것은 터키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터키 남부 지역 대부분은 물론 시리아 영공에서 작전을 펼치는 미국·프랑스 전투기도 사정권 안에 들게 된다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러시아와 터키가 모두 전면전 가능성은 부인하고 있지만, 양국의 긴장관계는 쉽게 풀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 TV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와 전쟁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터키의 자국군 전투기 격추에 대해 '계획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25일 성명을 통해 "중요한 합작 프로젝트에서 터키를 배제할 수 있으며, 터키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혀 경제적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 안보 수호를 위한 것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는 없었다"면서도 푸틴 대통령의 비난 발언에는 적극 반발했다.
전투기 격추 사고의 생존자인 콘스탄틴 무라흐틴 대위는 25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형태의 사전경고도 받지 않았다"라고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에 맞서 터키는 사전경고 내용이 담긴 테이프를 공개,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모스크바에서는 시위대들이 주러시아 터키 대상관 앞에서 계란과 돌을 던지면서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