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미국과 프랑스 두 나라 정상이 24일 (이하 현지시간) 파리 테러 뒤 첫 만남을 가지고 'IS 척결'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전날 발생했던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태로 대테러 전선에 혼란이 가중되면서 이번 회담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것은 러시아와의 연대였다.
이날 양국 정상은 시리아의 현 대통령 아사드의 퇴진이 IS 및 시리아 사태의 해법이라는 데 합의하면서, 러시아의 아사드 정권에 대한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고 CNN 등 외신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시리아의 온건 반군을 공습하는 것은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공습의 초점을 (반군이 아닌) IS 파괴에 맞춰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올랑드 대통령도 “러시아가 IS 공격에 집중해야 한다”며 미국과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의 지지를 받는 온건 반군을 추격하려고 터키 국경을 가깝게 날아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생기고 있다"며 "터키 역시 영토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러시아를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국외자’(outlier)”라고 지칭하며 “우리는 65개국이 연합하고 있지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것은 이란과 러시아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올랑드 대통령은 “IS 격퇴에 어떤 국가도 배제될 수 없으며 IS만 공습한다는 약속을 지키면 러시아도 배제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파리 테러이후 러시아는 "파리를 위하여"라는 글씨가 새겨진 폭탄을 시리아 공습에 사용하는 모습까지 국영 TV에 방영하면서 프랑스와의 연대를 강조해온 바 있다. 프랑스는 러시아를 미국 주도의 국제 동맹군에 합류시키는 구상을 하고 있으며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주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태로 국제적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태로 "시리아 사태의 외교적 돌파구 마련이 어려워졌다"며 "프랑스와 미국은 러시아 여객기 테러로 인해 러시아가 IS 격퇴를 우선순위에 놓길 바랐지만 이제 이를 설득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과 프랑스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IS 척결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프랑스 양국 및 국제 사회는 야만적인 테러 단체인 IS를 격퇴하는 데 단합돼 있다”며 “IS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고 반드시 파괴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130명의 희생자를 낸 파리 테러는 전세계를 공격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프랑스인이 9.11테러 당시 우리와 단합했던 것처럼 지금 우리는 프랑스인과 단합한다”고 밝히며 프랑스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또 양국 정상은 시리아와 이라크에 있는 IS 근거지에 대한 공습을 대폭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단, 올랑드 대통령은 “지상군은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