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로봇과 스마트제조업을 중국 국가 과학기술 혁신의 우선 중점영역에 포함시켜 발전시키겠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2015 세계로봇대회(WRC)'에 보낸 서면 축사에서 한 말이다. 중국이 처음으로 연 국제적 수준의 로봇 대회인 2015 WRC는 중국 공업정보화부, 베이징 시정부, 중국과학기술협회가 공동 개최했다.
중국 지도부가 총출동해서 축사를 한 것은 이례적으로 중국 지도부가 로봇 산업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고 홍콩 명보(明報)는 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산업용 로봇 연간 판매량을 15만대까지 늘리고, 중국 내 총 로봇 보유량도 현재의 40만대 수준에서 80만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중국산 제품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선양(瀋陽), 톈진(天津) 등 곳곳에 스마트 로봇 산업단지를 개설해 국내외 로봇 관련 기업도 중점 유치하고 중국 로봇을 대표하는 '공룡기업'도 육성할 계획이다.
정부의 지원사격으로 중국 로봇시장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세계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판매 대수(22만5000대) 가운데 25%인 5만6000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전 세계 산업용 로봇 4대 중 1대가 중국에서 판매된 것이다. 그 뒤를 일본, 미국, 한국이 따르고 있다. 2013년 이미 세계 최대 로봇 판매시장이 된 중국은, 내년에 누적 보유대수에서도 미국·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IFR은 전망했다.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중국 로봇시장 규모가 1000억 위안(약 18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인터넷기업 3인방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도 모두 로봇 사업에 뛰어들 정도로 로봇 발전 열기는 뜨겁다.
다만 중국이 '로봇대국(大國)'에서 '로봇강국(强國)'으로 도약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왕톈란(王天然)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은 로봇 디자인 설계나 첨단 로봇 제작에서는 한참 뒤처져 있다"며 "2013년 IFR도 보고서에서 중국의 로봇산업이 혁신성과는 거리가 멀고 중소규모에 경쟁력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