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하반신 마비자 걷게 하는 ‘착용로봇’ 개발

2015-11-2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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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개발한 보행보조 착용로봇.[사진=현대차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현대·기아차가 ‘보행보조 착용로봇’을 선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4년 노약자, 장애인 등 보행에 불편을 안고 있는 이동 약자를 위해 보행보조 착용로봇 개발에 착수,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5 창조경제 박람회(Creative Korea 2015)’에 보행보조 착용로봇을 전시, 공개할 예정이다.

착용로봇이란 인체의 동작 의도를 감지해 그 동작에 인체 근력을 보조하거나 증폭시킬 수 있는 착용시스템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센서, 모터, 감속기, 배터리, 제어기 등으로 구성된다.

현대·기아차의 선행 기술 연구 거점인 의왕 중앙연구소는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일종의 단거리 이동 수단으로서 보행보조 착용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착용로봇에는 고령화 사회의 빠른 진전에 따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로봇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고객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하겠다는 현대·기아차의 미래 비전이 담겨 있다.

현대·기아차는 △무릎형(KAMO) △고관절형(HAMO) △모듈결합형(H-LEX) △의료형(H-MEX) 등 총 4종의 보행보조 착용로봇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먼저 무릎형, 고관절형, 모듈결합형 등 3종은 보행이 불편한 노약자, 자세 교정이나 재활 등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생활 지원(Life-caring)’ 계열의 보행보조 착용로봇이다.

이 중 무릎형과 고관절형은 무릎, 고관절 등 장애가 있는 신체 부위에 장착돼 평지 보행, 계단 오르내리기 등 기본 보행 시 보조 역할을 수행한다.

무릎형과 고관절형은 각각 발바닥과 고관절 구동기에 장착된 센서가 보행 의도를 파악해 자동으로 보조력을 생성한다. 고관절형의 경우 보행 보조 기능뿐만 아니라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반복적인 굽힘 동작을 수월하게 하는 근력 증강 기능도 갖췄다.

모듈결합형은 무릎형과 고관절형이 결합된 것으로 앉기, 서기, 평지 보행, 계단 보행 시 보조 역할을 담당하며, 필요에 따라 분리해서 사용도 가능하다. 또한 별도의 동작 명령 입력을 통해 다리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재활 환자들의 보행 훈련 시에도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스마트기기로 보행에 필요한 동작을 모니터링하거나 모드 변경, 보행 속도 조절 등 작동 방식 변경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의료형은 모듈결합형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혼자 힘으로 설 수조차 없는 하지 마비 장애인이 착용하고 걸을 수 있도록 개발된 '의료 및 재활 (Medical)' 계열의 보행보조 착용로봇이다.

의료형은 목발에 부착된 인터페이스 기기로 앉기, 서기, 멈추기 등의 동작 명령을 하달해 보행 기능을 수행한다.

낙상이나 과도한 동작으로 인한 부상 발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부상 방지 기능이 탑재됐으며, 정밀 센서를 활용해 걷는 자세에 따라 부담이 가해지는 신체 부위를 확인할 수 있는 등 안전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또한 탈착이 용이한 원터치 결합 구조와 움직임 저항을 최소화시킨 최적 설계로 사용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켰으며, 40㎏정도의 하중물을 등에 지고도 무게감 없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이레그스(eLEGS), 이스라엘의 리웍(ReWalk) 등 경쟁업체의 착용로봇과 비교해도 20% 이상의 경량화를 달성한 것은 물론 보행 속도, 배터리 구동시간 등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처럼 의료형은 본래 사용 목적인 ‘의료 및 재활’ 용도 외에도 산업, 군사, 생활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한 본격적인 프리미엄 착용로봇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실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사용 조건에서의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보다 자연스러운 동작 구현을 위한 최적의 제어 알고리즘을 설계하는데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착용자의 동작 의도를 파악하는 인지 센서 기술을 정교화하고, 하드웨어의 경량화 및 소형화를 통해 사용 편의성을 제고하는 한편, 휴대성 및 수납성 확보를 위해 당사 디자인 부문과의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경에는 보행보조 착용로봇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터, 감속기, 제어기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는 물론 시스템 제어 관련 소프트웨어 원천 기술의 내재화 등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현재 ‘초박형 직렬탄성 구동기’ 등 착용로봇 관련 80여건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산업용 로봇 개발 역량을 갖춘 현대로템, 현대차그룹이 설립한 장애인 보조 및 재활기구 전문 사회적 기업 ㈜이지무브 등과의 연구 협업도 강화한다.

현대·기아차는 로봇 기술과 완성차와의 접목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센서 등 인지 기술 △신호 처리 등 제어 기술 △최적 구조 설계 등 착용로봇의 요소 기술들은 고안전차, 고편의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에도 탑재되는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완성차업체들은 완성차의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로봇 개발을 시작했다.

미국 헬스케어 전문 조사기관인 윈터그린 리서치(Wintergreen research)에 따르면 의료 및 재활 용도의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4330만 달러(약 500억원)에서 2020년 18억 달러(약 2조원)로 대폭 성장이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는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로봇 분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물론 선행 기술 역량 강화를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로 명실상부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보행보조 착용로봇은 이동 소외계층을 포괄하는 다양한 고객들에게 토털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현대·기아차의 미래 비전이 투영된 성과물”이라며 “현대·기아차는 향후 로봇 분야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다양한 선행 기술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2015 창조경제 박람회에 보행보조 착용로봇 외에도 수소차 절개물, 미래차 IT 체험 모듈, 1인용 이동수단 ‘오리진’ 등 퓨처 모빌리티(Future Mobility)의 진화라는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미래 선행 기술 아이템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성과물인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 연료전지차량 전해질막 등도 함께 전시할 계획이다.

2015 창조경제 박람회는 창조경제 성과를 집대성해 대한민국의 오늘을 보여주고, 창조경제로 나아가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미래부를 비롯한 15개 부처·청·위원회 및 2개 시도, 2개 경제단체 등 민관이 함께하는 행사로 올해로 3회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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