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그동안 '아저씨 옷'이라고 여겨지던 항공점퍼가 이번 시즌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등의 영향으로 복고 제품이 다시 인기를 끌고, 디자인이 한층 젊어지면서 항공점퍼를 찾는 젊은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아웃도어 업체에서는 50만원 이상의 헤비다운이 전체 매출을 이끌고 있다. 반면 간절기에 입는 항공점퍼는 가격대가 낮고 유행을 탄다는 생각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한자릿수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갖추고 20~30대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주고객인 50대 남성만 안고 가기에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 11월에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헤비다운의 판매가 저조하자 두꺼운 패딩 대신 항공점퍼로 대안책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항공점퍼는 넉넉한 공간 활용으로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을 수 있어 활용성과 보온성을 갖췄다. 코트보다 짧은 길이로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까지 낼 수 있다.
이들 업체는 자사가 갖고 있는 방수·방풍 등의 기능을 갖추고, 그동안 다소 아쉬웠던 디자인까지 신경 쓰며 트렌드 잡기에 나섰다. 발랄한 느낌의 짧은 기장, 광택이 들어간 소재, 톤 다운된 색상 등을 적용했다.
밀레가 이번 시즌 출시한 항공점퍼는 출시 2주 만에 전체 생산 물량의 30%가 판매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회사 측은 지금 수준의 판매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무난하게 완판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항공점퍼 스타일의 숏다운 '주노'를 주요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완판을 기록하는 등 인기 아이템으로 떠오르자 올해는 소재와 색상, 디자인을 다양화하고 물량을 2배가량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점퍼가 아웃도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업체의 성격을 바꾸는데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아웃도어=등산용 옷'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도심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형 제품을 선보여 아웃도어가 일상복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