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 11월 11일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싱글데이였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의 쇼핑 축제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이날은 말 그대로 외로운 솔로들을 위한 날이다. 외로움을 선물로 달래는 날, 이날 중국의 외로운 청년들이 할인행사를 기회로 공기인형 '구매' 버튼을 계속 클릭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신쾌보(新快報)는 "중국 결혼적령기 남녀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지면서 성인용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라며 "특히 이번 싱글데이에는 '공기인형'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눈에 띈다"고 2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한 유명 온라인 성인용품 사이트는 11일 싱글데이 단 하루 무려 2500개의 공기인형이 판매에 성공했다. 또 다른 성인용품 사이트 관계자는 "11일 하루 무려 500개의 공기인형을 팔았다"며 "싱글데이 시작과 함께 1분에 1개씩 팔리면서 1시간도 안돼 50개가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이트의 평소 공기인형 판매량은 월 단위 1800개 정도다.
싱글데이 공기인형 판매가 늘어난 단편적인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접근성을 높인 것이 언급됐다. 온라인 거래는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고 기존의 600위안 고가 공기인형이 160위안 수준에 판매되면서 잠재수요를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공기인형에 대한 중국 남성들의 잠재수요가 큰 이유는 뭘까. 신문은 결혼적령기 남녀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지면서 몸도 마음도 외로운 남성이 늘고 있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남성인구는 7억89만명으로 여성보다 무려 3376만명이 더 많다. 결혼적령기인 80허우(後, 80년대 출생자)의 미혼 남녀의 성비는 136대 100, 70허우는 206대 100으로 불균형이 특히 심각하다.
이달 초에는 베이징(北京)의 20대 훈남 청년이 미모의 다롄(大連)생산 공기인형과 웨딩촬영을 하며 사랑을 드러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공기인형 인기의 배경에 신체적 욕구외에 정서적, 애정에 대한 욕구도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외로운 중국 남성이 늘어나면서 중국 성인용품 온라인 시장은 호황기를 맞고 있다. 알리바바 타오바오몰 관계자는 "성인용품의 온라인 판매가 최근 연평균 50% 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올해 구매 고객이 3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또, 주고객층은 남성으로 18~29세, 30~39세가 각각 65%, 26%로 40세 이하 젊은층이 전체의 90%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