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자녀 정책의 피해자 '헤이하이쯔' 비참한 삶 조명

2015-11-02 18:21
  • 글자크기 설정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중국 산아제한 정책을 피해 버려진 아이들, 이른 바 '어둠의 자식'의  삶을 뉴욕타임스가 지난 달 31일 집중 조명했다. 

중국에서는 산아 제한 정책을 피해 불법적으로 아이를 낳고도 거액의 벌금을 내지 않으려고 후커우(戶口·중국의 주민등록증)에 올리지 않은 아이를  '헤이하이쯔'(黑孩子)라 일컫는다.  말 그대로 어둠의 자식이란 뜻이다. 
중국 베이징(北京)에 사는 리쉬에(22) 씨는 한 자녀 정책 시행 중 태어난 '헤이하이쯔'다.  리 씨의 가족은 벌금을 물 만큼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둘째 딸을 후커우로 등록시키지 못했다. 결국 정식 교육이나 병원을 가는 기본적 삶의 권리도 누리지 못한 채 자라야했다. 신분증이 없어 취업도 어려웠으나 지인의 소개로 레스토랑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한 자녀 정책 시행 당시 사회부양비라는 이름으로 두 명 이상의 자녀를 출산한 부부에게 적게는 수만에서 수십만 위안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했다. 지난해 과도한 벌금으로 한 농부가 음독 자살을 하기도 했다. 중국 전역에서 걷히는 산아제한 위반 관련 벌금만 매년 200억 위안(약 3조 7000억원)에 달했다.

리 씨는 "신분증도, 주거허가증도 없어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며 "신분증 없이는 교육이나 취업은 물론 결혼 증명서 발급도 불가능해 남자친구도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내 딸은 엄연한 중국인이지만 그 존재를 아는 것은 우리 가족 뿐"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리 씨 가족은 벌금이 지나치게 책정됐다며 법원에 항소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중국에선 이미 산아제한 정책으로 생겨난 '헤이하이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후커우로 등록하지 못하면 해당 지역 주민으로 인정 받지 못해 건강 보험 등의 기초적인 혜택을 받지 못해 비참한 삶을 누릴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 연구원 완하이위엔은 "올해에만 한 자녀 정책 규제를 어겨 후커우로 등록하지 못한 사람만 650만 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달 29일 35년 만에 한 자녀 정책을 완전 폐기하고 모든 부부가 자녀 두 명을 낳도록 허용했다.

약 40년 동안 실시한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급격히 팽창하는 인구 수를 통제하는데 성공했으나 남녀 성비불균형, 저출산, 고령화, 노동인구 감소 등과 같은 구조적인 모순에 직면한 데 따른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